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와 애리조나 등 미 서남부 지역에서 10월 초 때늦은 폭염이 나타났다.
2일(현지시간) 미 기상청(MWS) LA 사무소는 전날 LA 카운티 여러 지역에서 역대 일일 최고 기록이 경신됐다고 밝혔다.
LA 카운티 서북부 우드랜드 힐스에서는 화씨 113도(섭씨 45도)를 기록해 이전 최고치인 1980년 10월 1일의 화씨 110도(섭씨 43도)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LA 카운티 동북부 랭커스터에서는 화씨 103도(섭씨 39도)로, 2020년 같은 날의 화씨 100도(섭씨 38도)를 웃돌았다.
LA의 서북쪽 해안 지역인 샌루이스 오비스포의 파소 로블스 공항에서도 화씨 107도(섭씨 42도)로 1980년 같은 날(화씨 106도)의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 기상청 LA 사무소는 “고기압이 형성되고 해상의 대기 흐름은 약해지면서 3일까지 기온이 치솟을 것”이라며 “최고 기온이 추가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니 야외 활동 시 더위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LA에서 내륙 사막 지역으로 이동하는 길목인 팜스프링스에서는 전날 최고 기온이 화씨 117도(섭씨 47도)로 역대 10월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도 화씨 113도(섭씨 45도)로 역대 10월 최고 기록을 다시 썼고, 피닉스에서는 야간 기온도 화씨 82도(섭씨 28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아 열대야가 발생했다. 캘리포니아 남부와 애리조나, 네바다의 여러 지역에는 오는 3일까지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유난히 길게 지속되는 폭염이 기후변화의 영향 때문”이라며 “올해가 어쩌면 앞으로의 여름 중 가장 시원했던 때였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미 ABC방송은 지난해 11월 발표된 미 연방정부의 ‘제5차 국가 기후 평가’를 인용해 미국 주요 도시에서 매년 경험하는 폭염의 평균 횟수가 1980년대 이래 두 배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28년까지 지구의 연평균 기온 상승폭이 마지노선인 섭씨 1.5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80%에 이른다는 예측을 내놨다. WMO는 2024~2028년 5년 동안 지구의 연평균 표면 기온이 산업화 이전 시기인 1850~1900년 기준선보다 1.1~1.9도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