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들/ 클레어 데더러/ 노지양 옮김/ 을유문화사/ 1만8000원
“특정 부류의 사람들은 얼룩에서 면제되는 듯하다. 이 부류의 사람은 아무리 몹쓸 행동을 해도 사랑을 당당히 요구하고 그러면 우리는 그 사람은 우리의 사랑을 받을 가치가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우리는 이런 사람을 보통 천재라고 부른다. 이 사람에게도 얼룩은 있을 수 있지만 그의 중요성을 훼손할 수는 없는 듯하다. 그는 존귀한 존재라서다.”
로만 폴란스키, 마이클 잭슨, 파블로 피카소, 마일스 데이비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예술가들이라는 점이다. 이들 앞에는 ‘최고의’, ‘천재’, ‘세계적인’ 같은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그렇다면 이들의 두 번째 공통점은 무엇일까. 추악한 스캔들의 주인공이었다는 점이다. 그들은 위대한 작품을 탄생시킨 예술가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성폭행범, 학대범, 마약 중독자, 포주이기도 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여러 얼굴을 가질 수 있지만, 숭배와 혐오라는 양극단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사람들을 향해 우리는 ‘괴물 같다’는 표현을 쓰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