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땅,우리생물] 복원의 희망 ‘반달가슴곰’

곰은 우리 민족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동물이다. 곰이 사람이 되고 그 자손으로 이어졌다는 단군 신화에 등장하는 곰을 보며 우리는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두 발로 서는 직립보행 동물인 곰은 사람과 비슷한 자세를 할 수 있고, 5개의 발가락을 가진 곰의 뒷발자국은 사람의 발자국과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우리나라에 사는 야생 곰은 반달가슴곰이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반달가슴곰은 곰과 동물로 몸 전체는 광택이 나는 검은색이며 가슴에는 하얀색 반달무늬가 있다. 잡식성이지만 머루, 다래, 도토리와 같은 식물의 열매 등 주로 채식을 한다. 또한 분변을 통해 씨앗을 널리 퍼뜨려서 식물의 번식을 돕는 생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우산종이다.

 

곰은 착상 과정이 남다르다. 번식기인 여름에 수정된 수정란은 바로 착상되지 않고 어미의 배 속에 있다가 동면에 들어가기 전 어미의 영양 상태가 좋을 때 착상되어 동면 기간 중 출산한다. 이는 새끼를 지키기 위한 생존전략이라 할 수 있다. 입동 전후로는 겨울잠에 들어가는데, 커다란 나무의 굴이나 밖에서 입구를 찾을 수 없는 요새 같은 바위굴 등 다양한 동면굴을 이용한다.



포획과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 등 인간에 의한 직간접 요인으로 우리나라에 살던 호랑이, 표범 등 대형 식육목 동물이 모두 절멸하였고, 그중 반달가슴곰만 살아남았다. 멸종된 줄 알았던 반달가슴곰이 2000년 지리산에 설치한 무인카메라에 포착되었고, 이것을 계기로 2004년부터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을 시작하여 올해 20주년을 맞이하였다. 그동안 정부, 지자체, 지역주민들의 노력과 관심으로 현재는 안정적인 개체군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지리산뿐 아니라 더 넓은 지역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고 있다. 반달가슴곰의 복원은 단순히 동물 한 종이 아닌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과 같다. 어렵게 복원된 반달가슴곰이 오래도록 우리와 공존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현지연 국립생물자원관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