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에 대한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마감일이 다가왔으나 상황은 한 치 앞을 모르게 진행되고 있다. 고려아연의 대규모 자사주 공개매수와 법정 공방 등으로 경우의 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주주는 4일 영풍·MBK 공개매수에 참여할지 마음을 정해야 한다.
고려아연 주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영풍·MBK는 75만원, 고려아연은 83만원을 매수가로 제시했다. 4일 고려아연 주가가 75만원을 넘으면 고려아연이 유리하다.
고려아연은 사법 리스크가 있다. 영풍은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결정에 찬성한 이사진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자사주 공개매수를 중단해달라는 추가 가처분 신청도 냈다. 1차 심문기일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이 종료되는 23일 전인 18일이다.
이와 관련, 영풍·MBK는 이날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은 배임이며, 2차 가처분 신청은 공개매수의 배임 및 위법성을 가리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MBK가 “시세조종·시장교란 행위”를 하고 있다며 금융감독원 신고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영풍·MBK의 선택도 관심이다. 공개매수 성공을 위해 영풍·MBK가 4일 공개매수가를 83만원 이상으로 올리는 카드가 하나 있다. 이러면 공개매수 기간은 열흘 연장된다. 막대한 자금이 더 필요하고, 수익이 줄어든다는 점이 부담이다.
예정대로 4일 공개매수를 종료할 수도 있다.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수가 최소 매수 예정 수량인 전체 지분의 7% 이상이라면 영풍·MBK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수 결과와 법원 결정을 지켜본 뒤 대응하면 된다. 7% 미만이면 응모한 주식 전량을 매수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이 경우 고려아연이 승기를 잡는다. 물론 영풍·MBK가 전열을 정비한 뒤 재도전할 가능성은 있다.
일단 MBK는 4일부터 경영권 분쟁의 ‘승부처’로 꼽히는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를 기존 2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올린다고 공고하며 고려아연 대항공개매수에 다시 맞불을 놓았다. 양측 가격이 같아 더 많은 물량을 사는 MBK에 유리할 것이란 계산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고려아연이 보유한 전구체 제조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 4일 논의한다.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기업 해외 매각 시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공개매수에 영향은 없겠으나 MBK가 고려아연 인수 후 이익을 실현할 방안이 제한되는 것이어서 추가 투자 시 고려대상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