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석 송파구청장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도시로 도약” [2024 서울 구청장에 묻다]

주민에 문화예술 향유 기회 제공
미술관 ‘더 갤러리 호수’, 공사 중
예술인 지원 예산도 대폭 늘렸다
2024 한성백제문화제 30만 몰려
“공약 ‘명품거리’ 차질 없이 진행”
완성시 도시브랜드 가치 높일 것
구민을 주인으로 ‘섬김행정’ 강조
“좋은 리더는 일만 잘하는 게 아니라 문화적 감수성과 예술적 감각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강석 서울 송파구청장은 최근 구청 집무실에서 진행한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이 같이 역설했다. 일명 ‘강남 3구’의 한 축이자 서울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자치구인 송파는 민선 8기 들어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서 구청장은 “인간과 다른 동물을 구분하는 기준은 지성과 교양, 문화와 예술”이라며 “그런 걸 강조해서 훌륭한 사람을 많이 만드는 사회가 ‘선진사회’”라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우리 사회엔 문화예술인을 하대하는 분위기가 남아 있는데, 이젠 달라져야 한다”며 “구민께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천부적 재능을 타고 난 이들을 지원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했다.

 

서강석 서울 송파구청장이 지난달 11일 구청 집무실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하며 “구민께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천부적 재능을 타고 난 이들을 지원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송파구 제공

지난달 27∼29일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제24회 한성백제문화제’가 한 예다. 백제 한성기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시작한 한성백제문화제는 서 구청장 취임 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문화의 힘’을 주제로 한 올해 문화제는 첨단 미디어 아트와 예술성 높은 퍼포먼스, 퓨전 국악, 구립예술단체와 유명 K-팝 스타들의 공연, 드론 쇼 등으로 구민과 내외국인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방문객이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30만명을 기록해 국내 대표 가을축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지역의 관광자원인 석촌호수를 활용해 봄에는 벚꽃축제를, 겨울엔 루미나리에(빛의 축제)도 연다고 서 구청장은 전했다. 석촌호수 일대는 계절별 축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로도 눈길을 끈다. 지난 6월엔 석촌호수 산책로에 ‘호수교 갤러리(Lake Bridge Gallery)’ 조성하기도 했다. 서 구청장은 “이 밖에도 송파문화재단을 통해 연극과 발레, 클래식, 뮤지컬 같은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 공연을 구민들께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며 “이달 중 완공을 목표로 최초의 구립 단독건물 미술관인 ‘더 갤러리 호수’를 석촌호수 동호에 만드는 공사를 시작하는 등 지역의 문화예술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 구청장은 문화예술인 창작·예술 활동 지원에도 진심이다. 우선 지난해 8700만원이었던 지원 예산을 올해 4억5000만원으로 크게 늘렸다. 공연 기회가 적은 청년예술인에게 석촌호수 아뜰리에 공간 등 무대를 제공하는 ‘더 임팩트’ 사업도 2년째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8월엔 풍납동 문화유산 보상 완료 건물을 리모델링한 ‘송파청년아티스트센터’를 개소하기도 했다.

 

서강석 서울 송파구청장. 송파구 제공

그는 민선 8기 핵심 공약인 ‘송파대로 명품거리’ 조성사업 진행 상황에 대해선 “8부 능선을 넘었다”며 “지난 8월 10차선 송파대로를 8차선으로 축소하는 도로공간 재편(안)이 경찰청 교통안전심의를 통과하는 등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자신했다. 서 구청장은 “현재 송파대로 6.2㎞ 구간을 4개 권역으로 나눠 25개 세부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2026년 상반기쯤엔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매년 봄에만 500만명 이상이 우리 구를 방문하는데, 이들이 석촌호수만 보고 잠실역으로 빠지는 게 아니라 호수에 조성된 정원을 따라 자연스럽게 송파대로를 산책하고 세계적인 미술 작품을 감상하면서 가락시장까지 가 먹거리를 즐기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며 “송파의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높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서 구청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결재한 안건이 사회적 약자와 국가보훈대상자에 대한 지원 확대였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우리는 앞서간 분들의 값진 희생과 헌신 위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보훈은 어느 지방자치단체든 당연히 신경 써야 하는 일이고,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구는 민선 8기 들어 보훈수당을 월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인상하고 서울시 보훈수당과 중복 수령이 가능하도록 조례를 개정했다. 이뿐 아니라 구는 전국 최초로 6·25 참전유공자 위문금(연 1회 30만원) 지급 제도를 신설하는 한편, 올해부터는 국가유공자 사망시 장례지도사와 장례용품 등을 지원하는 장례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7월 임기 반환점을 돈 서 구청장은 “(민선 8기 전반기인) 2년 동안 민선 구청장이 어떤 자세로 일을 해야 하는지 체득할 수 있었다”며 “구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섬김행정’ 실천에 힘써왔고, 앞으로도 이런 자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우리 구 공직자들도 섬김행정을 체화한 덕분에 조직 문화가 바뀌었고, 그 결과 과거엔 없었던 새로운 일들을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이 해낼 수 있었다”며 “구민들이 송파구 행정의 변화를 먼저 알아봐 주셔서 보람을 느낀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