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대로 올랐나”…상승폭 둔화되는 서울아파트값

대출 규제·단기급등 피로감으로 매수 심리 위축
강남에서는 최고가 행진 계속
지난달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뉴시스

 

서울 아파트값이 2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3주 동안 상승폭이 둔화됐다. 대출 규제와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인해 매수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다섯째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10% 상승하며 28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한 주 전의 0.12%보다 0.02%포인트 줄어든 수치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8월 둘째 주에 0.32% 상승하며 5년 1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9월 들어서는 상승폭이 점차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달 둘째 주에 0.23%를 기록한 뒤, 셋째 주 0.16%, 넷째 주 0.12%, 다섯째 주 0.10%로 서서히 하락하는 계단식 패턴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의 각 구별 아파트값 상승률을 살펴보면, 강남구(0.18%), 서초구(0.17%), 광진구(0.16%) 등 주요 지역이 평균 상승폭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도봉구(0.02%), 금천구·관악구(0.03%), 동작구(0.04%) 등은 평균치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강남구에선 최고가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날 아실에 따르면 지난 1일 강남구 대치동 대치아이파크(2007년식·768세대) 전용면적119㎡(47평)은 40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찍었다. 

 

지난달 30일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1982년식·1924세대) 전용면적 107㎡(35평)은 50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광진구에선 최고가에는 못 미치지만 그에 준하는 수준으로 거래가 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광진구 광장동 광장현대파크빌10차(2000년식·1170세대) 전용면적84㎡(33평)은 16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 동일 평수의 전고점 가격은 2021년 9월 18억원이었다.

 

부동산원은 서울 매매시장의 분위기와 관련하여, “주요 단지의 매도 희망 가격이 하방 경직성을 보이고 있으나, 대출 규제와 단기 급등으로 인한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도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상승하며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서울과 마찬가지로 전주(0.04%)보다 상승폭이 축소된 상황이다. 서울과 수도권(0.09%→0.06%)의 상승폭이 줄어들고, 지방(-0.01%→-0.02%)에서는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전국 아파트값 상승폭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5대 광역시(-0.02%→-0.03%)의 하락폭이 확대됐고, 지난주 보합을 기록했던 세종시와 8개 도도 모두 하락 반전하여 각각 -0.06%, -0.01%를 기록했다.

 

한편, 전셋값은 서울과 전국 모두 전주의 상승폭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의 전세가격지수는 0.10% 상승하며 7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전국적으로는 0.05% 상승했다. 서울에서는 일부 단지에서 전셋값 상승과 하락이 혼재했지만, 선호도가 높은 역세권과 대단지 중심으로 임차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으며,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다. 특히 성동구(0.18%), 중구(0.17%), 영등포구(0.15%) 등의 지역에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수도권도 0.10% 상승하며 상승세를 이어갔고, 지방은 보합(0.00%)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세종시는 매물 적체 현상이 지속되며 0.08% 하락하였고, 이는 전주(-0.02%)보다 낙폭을 확대한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