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 부른 중동전… 이란 석유시설까지 타격?

바이든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시설 공격, 논의 중”
WTI, 전장 대비 5.08% 급등…브렌트유도 4.88%↑

중동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달으며 국제 유가가 치솟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시설 타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허리케인 피해를 입은 플로리다 및 조지아주 방문 전 기자들과 만나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타격하는 것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것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하는 방안을 지지하냐’고 묻자 “내 답은 ‘아니다’(No)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이스라엘이 무엇을 하려는지에 대해 이스라엘과 논의할 것”이라며 “주요 7개국(G7)은 이스라엘이 대응할 권리가 있지만 (이란의 공격에) 비례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3일)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해당 발언 이후 유가가 요동쳤다. 이스라엘이 이란 석유 시설을 공격하면 원유 공급망이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 이동식 포병 진지에서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진영을 향해 포를 발사하고 있다. AP뉴시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3.61달러(5.15%) 급등한 배럴당 73.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도 전장 대비 3.72달러(5.03%) 상승한 배럴당 77.62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이스라엘 관리들이 이란 내 석유 생산 시설 및 기타 전략 시설을 겨냥한 ‘중대한 보복’을 며칠 내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전쟁 우려에 지난 2일 비트코인이 4% 넘게 급락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뉴시스

현재 중동은 1991년 ‘걸프전’ 이후 위기가 가장 고조된 상태다. 걸프전은 1991년 1월17일부터 2월28일까지 이라크와 다국적군 사이에 벌어진 전쟁으로, 당시 이라크 사담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한 것을 계기로 미국·영국·프랑스 등이 참전했다.

 

이스라엘이 반이스라엘 세력 ‘저항의 축’을 이루는 레바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최근 암살한 데 이어 지난 1일 레바논 침공을 감행하자, 그간 사태를 지켜보던 이란이 그 다음 날 이스라엘을 겨냥해 탄도미사일 180여발을 쐈다. 이란은 중동의 맹주로 저항의 축을 배후에서 지원해왔다.

 

이란까지 이스라엘∙헤즈볼라 분쟁에 개입하면서 중동의 확전 우려가 커진 상태다. 미국도 전투기를 포함한 중동 주둔 병력 수천명을 늘리며 이스라엘 방어 태세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