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리 “34년 지난 지금도 통일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동독 주민들의 삶 통째로 무너진 사실 잊지 말아달라”
최근 옛 동독 지역서 극우 정치세력 득세 우려 드러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독일 통일기념일인 3일(현지시간) “34년이 지난 지금도 통일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슈베린에서 열린 통일 34주년 기념식에서 1990년 통일 이후 독일 사회가 “40년간 분단돼 경제·정치·문화·정신 면에서 완전히 다르게 형성된 두 사회를 통합해야 하는 도전”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그는 옛 동독 주민에게 통일은 해방과 새로운 시작이었지만 동시에 동독의 많은 이들의 삶이 통째로 무너지고 지식과 경험, 평생의 노력이 평가절하된 사실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게 아마도 오늘날 동독의 특별한 분위기, 즉 불만과 정치적 특수성의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며 옛 동독 지역에서 극우·포퓰리즘 정치세력의 득세를 언급했다. 옛 동독 5개 주 가운데 하나인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의 마누엘라 슈베지히 총리는 임금과 대기업 수 격차를 거론하며 “우리는 평등한 생활 조건을 위해 먼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아직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통일기념일을 앞두고 지난달 25일 펴낸 연례 보고서에서 올해 6월 기준 연방정부 기관장 가운데 동베를린을 포함한 동독 출신은 3.3%에 그치는 등 동서 격차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오후 수도 베를린 시내에서는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촉구하는 대규모 반전 시위가 열렸다. 주최 측은 약 4만명이 참가했다고 추산했다. 참가자들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무기 지원을 중단하고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의 독일 배치 계획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시위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대러시아 정책 전환을 내걸고 옛 동독 지역에서 선전하고 있는 포퓰리즘 정당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이 주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