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기동헬기 수리온의 조종사 체험에 선발된 4명의 국민이 수리온 부조종사석에 앉아 처음으로 비행에 나섰다.
5일 육군에 따르면, 이번 조종사 체험은 충남 계룡시 활주로에서 개최 중인 제20회 지상군페스티벌 프로그램 중 하나로 실시되었다. 지난 6월 실전배치가 마무리된 수리온 헬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국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하고자 이뤄졌다.
체험 비행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해 육군은 지난 7월 공모 및 8∼9월간 서류심사·면접·신체검사, 기초 항법비행 과정이 포함된 전술 시뮬레이터 등 소정의 선발 및 훈련을 진행하였으며, 총 90여 명의 지원자 중 치열한 경쟁을 통과한 최종 4명을 선발하였다.
선발된 인원 중 강재왕(44·회사원)씨는 헬기 조종사였던 아버지와 현재 항공학교에서 교관을 수행하는 형을 두고 있다. 강 씨는 항공장교로 헌신했던 부친과 형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느껴보기 위해 지원했다고 말했다.
김보준(33·간호사)씨는 소방학교 입교를 앞둔 예비 소방관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때 20개월간 의료현장을 지킨 바 있다. 1700여 시간의 봉사 활동과 250㎞ 사하라 사막 마라톤 참여 모금액(크라우드 펀딩, 500만원)을 소아암 환우들에게 기부하는 등 선행을 실천해왔다.
학군사관 후보생인 최정우(22·한성대 4학년) 씨는 외증조부(독립운동가)와 외조부(6·25와 베트남 참전유공자)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군인을 꿈꿔왔다. 최 후보생은 “조종복을 입고 부조종석에 앉았을 때 설렘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며 “장교로 임관 후 꼭 항공장교에 지원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6·25전쟁 참전유공자 조부를 둔 안진호(38·공무원)씨도 앞서 3명의 체험자와 임명식을 함께 했다. 전북도청 공무원으로 6·25전사자 유가족 찾기, 보훈 대상자 관리 등 적극적인 보훈 업무에 앞장서 온 안 씨는 “어린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수리온 헬기 부조종석에 착석, 육군 항공학교에서 이륙해 논산, 공주, 계룡지역 인근을 약 40분 동안 비행했다. 이어 지상군페스티벌행사가 한창인 계룡대 활주로 보조공연장에서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으로부터 육군 항공 조종사의 상징인 주황 머플러와 수리온 조종사 체험 임명장, 기념품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