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음주운전에…문재인 “실수 아닌 살인행위” 과거 발언 재조명

문다혜 음주 사고…文, 과거 음주운전 처벌 강화 주문
與김장겸 “아무리 아버지 말 궤변이라도 들어야지” 비꼬아
문재인 전 대통령(왼쪽)과 딸 다혜씨. 다혜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가 5일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입건된 가운데,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강화를 주문했던 문 전 대통령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10월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 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며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 발언은 휴가 나온 장병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진 사건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당시 해당 군인의 친구들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가해자 엄벌을 촉구하는 청원을 올려 2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는 등 공론화된 바 있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0년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30%가량 감소했고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 수도 50% 넘게 줄었다”면서도 “이렇게 꾸준히 좋아지고는 있지만 음주운전 사고는 여전히 많다. 작년 한 해 2만건이 발생했고 이로 인한 사망자는 439명, 부상자는 3만3364명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목할 점은 음주운전의 재범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라면서 “지난해 통계를 보면 재범률이 45%, 3회 이상 재범률도 20%에 달한다. 2005~2015년 11년간 음주운전으로 3번 이상 적발돼 면허가 취소된 사람이 무려 10만명이 넘을 정도로 음주운전은 습관처럼 이뤄진다. 이제는 음주운전을 실수로 인식하는 문화를 끝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뉴스

 

그는 “정부는 동승자에 대한 적극적 형사처벌, 상습 음주운전자 차량 압수 및 처벌강화, 단속기준을 현행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강화하는 방안 등을 추진 중이지만 이것만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될 수 있을지 되짚어봐야 한다”며 “특히 재범 가능성이 높은 음주운전의 특성상 초범이라 할지라도 처벌을 강화하고 사후 교육시간을 늘리는 등 재범방지를 위한 대책을 더욱 강화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 과거 발언을 두고 여권에서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문 전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언급하며 다혜씨의 이번 사고를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음주운전은 살인이라고 청와대에서 같이 살던 분이 얘기했었는데, 아무리 아버지 말씀이 궤변이 많더라도 들을 건 들어야지요”라고 적었다. “더 이상 참지 않겠다고 하더니, 드디어 행동(?)을 개시했군요”라고도 썼다.

 

다혜씨는 이날 오전 2시51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앞에서 운전하던 중 차선을 변경하다 뒤따라오던 택시와 충돌해 입건됐다. 경찰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0.14%로 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택시 기사는 경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만간 다혜씨를 불러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의 사위이자 다혜씨의 남편이었던 서모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 중이다. 전주지검은 지난 8월 다혜씨의 서울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다혜씨는 지난달 12일 SNS에 “나는 내 아버지에게 칼을 겨누기 위해 즈려밟고 더럽혀져야 마땅한 말일뿐”이라며 검찰 수사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달 3일엔 “가족은 건드리는 거 아닌데 (문 전 대통령은) 엄연히 자연인 신분인데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 이제 더 이상은 참지 않겠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