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과일’이라더니 거봉보다 싸졌다… 샤인머스캣의 굴욕

3년 만에 가격 반토막

‘귀족 과일’이라 불리며 비싼 몸값을 자랑했던 샤인머스캣의 가격이 3년 만에 반토막 났다. 샤인머스캣 가격이 폭락하면서 거봉이 더 비싼 역전 연상도 나타났다.

 

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샤인머스캣 평균 도매가격은 2㎏에 1만1404원으로 집계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같은 무게의 거봉(1만5993원)보다 30% 가까이 저렴한 가격이다.

 

샤인머스캣 월평균 도매가격은 지난 7월과 8월만 해도 거봉보다 몇백원씩 더 비쌌지만, 지난달에 품질 저하로 가격 하락 폭이 커지면서 거봉에 추월당했다.

 

샤인머스캣은 캠벨얼리와도 가격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다. 같은 무게의 캠벨얼리 평균 가격은 1만1103원이다.

 

샤인머스캣 도매가격은 2021년 9월 2만4639원까지 올라갔다가 3년 연속 하락하면서 54% 낮아졌다.

 

샤인머스캣은 당도가 높고 향이 좋으면서 씨가 없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고부가가치 작물로 알려지면서 너도나도 재배에 뛰어들면서 가격이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의 포도 품종별 재배면적에 따르면 샤인머스켓 비중은 2017년 4%였다가 2020년 22%, 2022년 41%로 급등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샤인머스캣이 44%로 캠밸얼리(29%), 거봉류(17%)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1위를 차지했다.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샤인머스캣. 연합뉴스

재배 농가들은 급격히 늘어났지만 제대로 된 생육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샤인머스캣의 품질은 전반적으로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도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껍질이 질기다고 불평하는 소비자도 많다.

 

대형마트의 경우 당도 15브릭스(Brix) 이상의 상품만 취급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13Brix 정도의 상품도 팔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추석 등 대목을 맞추려고 잘 익지 않은 샤인머스캣을 밭떼기(포전매매)로 조기 수확해 출하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황의창 한국포도수출연합 대표는 “샤인머스캣은 청포도로 잘못 알려졌지만, 청포도가 아니라 녹황색 포도”라며 “익을수록 노란색이 짙고 당도가 높으며 껍질도 얇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맛있는 샤인머스캣을 고르려면 녹색이 70%, 황색이 30% 정도로 익었는지, 알이 단단한지 보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