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달라 했는데…죽어서도 못 잊을듯” ‘순천 묻지마’ 사건 목격자 ‘고통’

범행 이후 가해자 박대성이 미소를 짓는 듯한 모습이 폐쐐회로(CC)TV에 포착됐다. YTN 갈무리

 

이른바 ‘순천 묻지마 사건’의 피해자와 마지막 통화한 지인과 사건을 목격한 시민의 진술이 전해졌다.

 

가해자 박대성은 지난달 26일 0시 44분쯤 전남 순천시 조례동에서 일면식 없는 A(18)양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지난 4일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지난 4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에 A양 친구인 B양의 증언이 담겼다. A양은 박대성의 범행 직전 친구에게 전화해 “뒤에 남자가 있는데 무섭다. 칼 맞을 거 같다”고 말했다.

 

B양은 “그러다 갑자기 엄청 뛰는 소리가 들렸다”면서 “언니(A양)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소리 지르면서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라고 떠올렸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C씨도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C씨는 “마지막에 내가 (A양으로부터) 들었던 말, 살려달라는 말…그 소리가 계속 머릿속에서 생각나고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그러면서 “살려달라고 했는데 못 살리고 죽었다는 것이 너무너무 괴롭다”며 “날마다 여기(사건 현장) 몇 번씩 왔다 간다. 일 하다가 생각나고… 제가 죽어서도 못 잊을 것 같다”고 했다.

 

경찰 조사 결과 박대성은 지난달 26일 오전 0시 44분쯤 피해자를 10분 넘게 800m나 뒤따라간 뒤 범행을 저질렀다.

 

이보다 30분 앞서 박대성의 자살이 의심된다는 박대성 가족들의 신고가 있었고, 경찰은 박대성이 운영하는 식당에 출동했지만 특이사항이 없어 현장에서 물러났다.

 

경찰이 떠난 후 박대성은 흉기를 들고 거리에 나갔다. 그를 승객으로 생각한 택시가 멈추자 택시 운전사에게 “그냥 가시라”고 짧게 말한 그는 가방을 멘 여학생을 뒤쫓아갔다.

 

가로등 불빛이 어두운 곳에서 범행을 저지른 박대성은 피해자가 의식이 없어 쓰러진 뒤에도 흉기를 휘둘렀다.

 

그대로 달아난 박대성은 약 2시간여 동안 술집과 노래방을 들렀고 주차된 차량을 발로 차다가 차주와 시비가 붙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등 범행 동기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는 그는 지난 4일 검찰에 송치되면서 취재진 질문에 “조금씩 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대성을 제압하고 신고한 시민 D씨는 JTBC 인터뷰에서 “박대성이 (자신이) 만취(상태)라고 했는데, 나를 정면으로 3~5번 찼다”며 “만취 상태에는 그렇게 못 찬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