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블랙앤핑크’, ‘한니·헤린 신상’…알리·테무 위조상품 1위는 K-POP 굿즈

굿즈 64.6% 차지… 지식재산권 침해
주 소비층 10대 학생 최대 피해자

‘블랙 앤 핑크’, ‘엑소스‘, ‘청바지 한니·헤린 신상’.

 

6일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알리)에는 유명 K-POP(케이팝) 아이돌 그룹의 이름을 교묘하게 변형한 의류, 포토카드 등의 굿즈들이 시중가의 10분의 1 수준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인기 아이돌 그룹의 로고가 그대로 박힌 상품부터 그룹별 멤버의 얼굴이 인쇄된 상품들까지 모두 클릭 몇 번으로 쉽게 구매 가능했다.

 

‘초저가 공세’로 국내서 인기를 얻고 있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테무에서 위조상품, 이른바 ‘짝퉁’ 유통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위조 품목에서 ‘케이팝’ 관련 상품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주 소비층인 10대 학생들이 최대 피해자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실이 특허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특허청이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알리·테무 내 위조상품을 집중 모니터링한 결과, 최대 위조 품목은 ‘케이팝 굿즈(3573건·64.6%)’로 나타났다. 브랜드별로 보면 △ITZY △엑소 △블랙핑크 △방탄소년단 △뉴진스 △NCT △트와이스 △베이비몬스터 △아일릿 △라이즈 등 순으로 위조상품이 많이 적발됐다.

 

이처럼 연예인의 얼굴이 담긴 위조상품의 경우, 지적 재산권 침해 문제뿐 아니라 ‘퍼블리시티권’ 침해 문제도 발생한다. 퍼블리시티권은 얼굴이나 목소리 등 개인의 특징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로, 인격권인 초상권과 달리 재산권으로 구분된다.

 

특허청 관계자는 “케이팝 굿즈의 경우 퍼블리시티권 침해 우려가 크다”며 “퍼블리시티권은 연예인들이 개인적으로 보유하는 경우가 많아서 위조상품 차단을 위해선 개별로 권리 위임을 받아야 하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캡처

케이팝 관련 위조상품의 주 소비층이 10대 학생이란 점에서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케이팝 굿즈 정품 가격대가 비싸다 보니 10대 학생들이 싼 가격에 위조상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는데, 명백히 지식재산권 도용이다“라며 “청소년들이 죄책감 없이 불법 상품을 구매하게 만드는 해외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위조상품 유통 논란이 일자, 지난해 10월 국감엔 레이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가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당시 레이장 대표 “셀러 심사, 인공지능 기반 가품 식별, 지적재산 위반 판매자 처벌 등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3가지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며 “관련 사안에 대해 기술, 인력, 재무적으로 많은 자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4월∼8월에만 알리에서 5443건의 위조상품이 적발됐다.

 

강 의원은 “C커머스(China Commerce)의 위조상품 유통 방치로 인해 특히 K-POP을 애호하는 전 세계 청년층이 무분별한 가품 유통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특허청은 관리 부실 책임이 있는 C커머스를 직접 제재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