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말로 안되면 끌어내려야”…한동훈 “지역선거서 탄핵구호 놀음”

‘이재명 발언’ 여야 공방

박찬대 “대의민주주의 일반론
與, 탄핵 두고 머리가 복잡한가"

신지호 “탄핵 말고 다른 뜻 있나
삼척동자도 알 이야기로 궤변”

“선거를 기다릴 정도도 못될 만큼 심각하다. 그러면 도중에라도 끌어내리는 것, 이게 바로 민주주의이고 이게 바로 대의정치 아니겠습니까.”

 

5일 인천 강화군수 후보 지원유세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한 말이다. 이 대표는 이어 “말해도 안 되면 징치(징계하여 다스림)해야 한다. 징치해도 안 되면 끌어내려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며 재차 끌어내려야 한다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낮 인천 강화군 경인북부수협 강화지점 앞 교차로에서 2024 하반기 재·보궐선거 강화군수에 출마한 한연희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6일 정치권에서는 이 발언을 두고 거세게 공방을 주고받았다. 여당은 ‘대통령 탄핵 구호’라고 규정하며 공격했고, 야당은 ‘탄핵은 여당의 고민’이라며 맞섰다.

 

포문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열었다. 전날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지원유세에서 한 대표는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대통령을 끌어내리겠다는 구호를 앞장세우면서 이 선거의 판을 정쟁의 장으로 물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금정의 삶을 개선하려는 장인 바로 이 지역선거에서 정치놀음을 하고 있다”며 “지역선거는 민생, 삶을 개선하기 위한 신성한 장”이라고도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운데)가 5일 부산 금정구 이마트 앞에서 윤일현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왼쪽 첫 번째)의 유세차량에 올라 윤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대의민주주의의 일반론’이라고 엄호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반발하는 것은 여당 내부에서도 탄핵에 대한 동요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관련 간담회에서 “(이 대표의 발언은) 대의민주주의 일반적 원리에 대해 말한 것으로 우리는 해석한다”며 “맥락을 보면 윤 대통령 탄핵과 관련된 이야기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한 대표가 윤 대통령 탄핵으로 얘기한 것을 보니 한 대표나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대통령 탄핵 관련 이슈에 대해 머리가 복잡한 게 아닌가. 아니면 (그러한) 마음이 꽉 차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받아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민석 최고위원. 뉴시스

김민석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 대표가 ‘일을 못 하면 언제든 교체한다’는 대의민주주의 일반론을 갑자기 ‘대통령을 끌어내리겠다’는 구호로 둔갑시켜 이재명 대표를 공격하고 국민의힘 사무총장까지 전파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의민주주의 일반론을 얘기했을 뿐이지 탄핵을 논한 것은 아니라고 변명하는데, 그럼 탄핵은 대의민주주의 일반론이 아니고 특수론인가? 탄핵 말고 대통령을 임기 도중에 끌어내리는 방법이 또 있는가”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삼척동자도 알 만한 얘기를 삼척동자도 비웃을 궤변으로 쉴드치지 말고 주군의 입단속부터 하는 게 빠르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