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을 살해한 박대성(30)이 범행 당시 “소주 4병을 마셨다”고 한 진술이 거짓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그가 '주취감형'을 노린 계획적인 진술이었을 가능성도 아예 배제하지 않고 수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수사당국은 지난달 28일쯤 전남 순천시 조례동에 있는 박대성의 가게를 압수수색했다.
당시 식탁에는 안주와 소주병 4개가 있었는데, 그 중 술이 다 비워진 건 2병뿐이었다고 한다.
즉, 그가 다 마신 것은 2병이라는 것이다. 만취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박대성 진술에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그는 영장실질심사 출석 전 "(사건 당시) 소주를 4병 정도 마셔 기억나지 않는다"며 "증거는 다 나왔기 때문에 (범행을) 부인하지 않는다"고 범행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를 목격한 이들은 "만취 상태로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박대성은 지난달 26일 오전 12시43분께 순천시 조례동 한 주차장에서 길을 가던 피해자 A(17)양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당시 박대성은 자신의 가게에서 흉기를 들고나와 A양을 10여분 동안 따라간 뒤 범행했다.
경찰 조사 결과 박대성은 숨진 A양과는 전혀 모르는 사이로 원한이나 금전적 원인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대성이 범행 며칠 전 살인을 예고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자신의 지인이 범행 며칠 전 박대성과 술을 마셨다는 지인은 당시 박대성이 '누구 한 명 죽일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지난달 28일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해 '주거 부정 및 도주 우려'를 사유로 박대성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따라 그는 살인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특정 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박대성의 신상정보를 공개한 바 있다.
한편 박대성 체포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시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범행 후 1.5㎞가량을 돌아다니다 주차된 차량을 이유 없이 발로 차며 행패를 부렸다고 한다.
이를 목격한 차주는 박대성과 시비 끝에 오전 2시2분 경찰에 신고했다. 박대성은 10분 뒤인 오전 2시12분 체포될 당시 경찰에게 팔을 내밀면서 “잡아가세요”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