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친한계 의원들과 비공개 만찬…정국 현안 ‘주도권’ 의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6일 취임 후 처음으로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한 배경에는 당내 세력화와 함께 김건희 여사 리스크 등 정국 현안에서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친한계 의원 20여명과 비공개 만찬을 했다. 만찬에는 조경태, 송석준, 김형동, 박정하, 배현진 ,서범수, 장동혁, 김예지, 고동진, 김건, 김상욱, 김소희, 김재섭, 박정훈, 우재준, 유용원, 정성국, 주진우, 진종오, 한지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친한계인 김종혁 최고위원도 자리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마친 후 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간 전당대회에서 약 63%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된 한 대표는 취임 후 두 달간 원내 세력화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원내 운영이 친윤(친윤석열)계와 주류인 영남권 의원들이 주도하며 원외 대표의 한계론까지 나온 상황이었다.

 

이날 만찬은 한 대표가 이 같은 한계론을 불식하고 결속을 다지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실제로 만찬에서는 당정 관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는데, 한 대표는 단결해 위기를 극복하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한 내용도 언급됐다. 야권의 김건희 여사 의혹 제기와 지난 4일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당시 나온 이탈표 4표에 대한 우려가 만찬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여사 특검법 대응 방안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세력화와 함께 이번 만찬을 계기로 대통령실을 향한 한 대표의 압박이 강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대표는 지난달 24일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독대를 요청했으나 대통령실이 이를 거절하며 ‘윤-한 갈등’이 갈등이 부각된 바 있다.

 

이날 만찬을 계기로 친한계 규모가 확인되며 여권 내부에서도 이들의 목소리가 힘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야당이 김 여사 특검법 등을 재발의하고 윤 대통령이 거부해 국회 재표결로 이어질 경우, 친한계의 표심이 가·부결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