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어? 웃겨?”…女학생 ‘묻지마 살해’ 박대성, 힘으로 제압한 시민에게 남긴 말

“주먹으로 제 얼굴 가격하려고 한 번 휘둘렀다. 눈빛 때문에 좀 심각하다고 생각”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묻지마 살해한 박대성(30)을 제압하고 신고한 시민이 "사고 내겠다 싶었다"고 범행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박대성이 A 씨에게 제압당하는 모습(가운데). JTBC 뉴스 갈무리

 

7일 경찰에 따르면 박대성은 지난달 26일 오전 12시 43분쯤 전남 순천시 조례동의 한 주차장에서 피해자 B 양(17)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후 한 시간 뒤 사건 현장에서 1㎞가량 떨어진 곳에서 시민 A 씨에게 시비를 걸었다.

 

박대성을 신고한 시민 A 씨는 그를 마주쳤을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JTBC 뉴스가 입수한 CCTV 영상을 보면 긴 바지를 입은 박대성이 길가에 주차된 차량에 발길질을 하며 소란을 피웠다.

 

A 씨는 박대성이 주먹을 휘두르고 발로 차는 등 계속 덤벼들었다고 했다.

 

그는 "(박대성이) 가게를 가리키면서 '왜 그랬어? 왜 여기서 나와?'라고 하더라. 눈빛에 살기가 있었고 흥분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먹으로 제 얼굴을 가격하려고 한 번 휘둘렀다. 눈빛 때문에 좀 심각하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어이가 없어서 좀 씩 웃으니까 박대성이 '재밌어? 웃겨?'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몸싸움이 이어지자 A 씨는 박대성을 힘으로 누르며 경찰에 신고했다.

 

A 씨는 "'얘 오늘 사고 치겠다'는 생각이 딱 들었다. 신고한 뒤 박대성에게 '나도 이제 힘으로 한다'고 말한 뒤 힘을 딱 줘서 양손을 잡았다. 그러자 박대성이 힘을 못 썼다"고 회상했다.

 

박대성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 당시 소주 4병 정도를 마신 상태였다고 했다. 그러나 A 씨는 박대성이 만취 상태 같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황당한 게 박대성이 만취라고 했는데, 나를 정면으로 3~5번 찼다"며 "내가 볼 땐 만취 상태에는 그렇게 못 찬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 오니까 박대성이 팔 내밀면서 '잡아가세요'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대성이 범행 당시 소주 4병을 마셨다는 진술은 거짓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전남 순천시 조례동 박대성의 가게를 압수수색 했다.

 

압수수색 당시 문 닫은 가게 식탁에는 안주와 소주병 4개가 있었으며, 이 중 술이 모두 비워진 것은 2병뿐이었다.

 

나머지 2병 중 1병은 마개가 따져 있었지만, 술은 그대로였고 나머지 1병은 마개도 따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은 "소주를 4병 마셨다고 진술해 이를 확인하기 위해 가게에 갔다"며 "진술한 것처럼 범행 당시 만취 상태였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