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0·29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에 대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7일 서울서부지검은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비롯해 경찰 공무원 5명, 용산구청 관계자 4명 등 총 9명의 1심 선고 결과에 항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들의 과실과 그로 인한 결과가 매우 중대함에도 사고의 책임을 떠넘기며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죄에 상응하는 더 중한 형의 선고를 구하기 위해 항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특히 1심 재판부가 박 구청장 등 구청 관계자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한 데 대해 “법원이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용산구에 인파 유입을 막고 해산시킬 수 있는 수권규정이 없어 구체적인 주의의무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박 구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으나, ‘재난안전법’은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대책을 마련할 책임을 지방자치단체에 부여하고, 재난현장에서 유관기관과 협력해 총괄 조정하고 응급 조치할 의무 역시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 이 전 서장과 박 구청장의 허위공문서작성·행사 혐의에 무죄가 선고된 것 역시 재판부가 사실을 오인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의 사고 현장 도착 시간이 명백히 거짓 기재된 점, 피고인들이 이를 지시하고 실행한 충분한 정황이 확인된다”며 항소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1심 법원은 지난달 30일 이 전 서장에게 금고 3년을 선고했다. 이 전 서장과 함께 법정에 선 송병주 전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은 금고 2년을, 박인혁 전 서울경찰청 112치안 종합상황실 팀장은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허위 보고서 작성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정현우 전 용산서 여성청소년과장과 최용원 전 용산서 생활안전과 경위에겐 각각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같은 날 진행된 박 구청장 등 구청 관계자 4명에겐 같은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참사 당시 안전법령에는 다중군집으로 인한 압사 사고가 재난 유형으로 분리돼 있지 않았고, 재난안전법령에 주최자 없는 행사에 대해선 별도 안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이 없어 업무상 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게 1심 법원의 판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