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또다시 '5만전자'…개인·기관 매수 덕에 5거래일만에 상승 마감 불투명한 업황에 외국인 매도세는 지속…"3분기 실적 컨센서스 하회" "현 주가 역사적 하단, 악재에 비해 과장…중장기 관점 매수 고려"
삼성전자[005930]가 7일 장 초반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며 또다시 '5만전자'로 밀려났으나 오후 들어 극적으로 상승 전환해 5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오는 8일 3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의 주가 향방은 국내 증시 흐름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66% 오른 6만1천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개장 직후 한때 1.82% 내린 5만9천5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삼성전자가 장중 '5만전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일 이후 2거래일 만이다.
이후 6만원 선에서 등락하던 주가는 오후 들어 반등, 최대 2.15%까지 오름폭을 키운 끝에 상승 마감에 성공했다.
외국인은 이날만 5천409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으나, 개인이 4천604억원, 기관이 752억원을 순매수하며 주가 방어에 성공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삼성전자에 대한 누적 순매수세를 이어왔으나, 하반기 들어 매도세가 강해진 끝에 지난 2일 이후 누적 순매도세로 전환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고대역폭 메모리(HBM) 밸류체인에서 소외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주가가 '나홀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주 말(4일)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가 1.7% 상승하는 등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주가 대거 상승하자, 이날 SK하이닉스가 6.20% 오른 것을 비롯해 이오테크닉스[039030](9.53%), 미래반도체[254490](7.18%), 테크윙[089030](6.90%), 한미반도체[042700](3.17%) 등 국내 HBM 관련주들이 급등했다.
여기에 더해 D램 가격 하락과 범용 메모리 수요 둔화 등으로 인해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인 맥쿼리는 최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2만5천원에서 6만4천원으로 내리고,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하기도 했다.
최근 국내 증권가도 3분기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때 11조원을 웃돌던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최근 10조4천억원 안팎까지 낮아졌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부 성과급 충당에 따른 일회성 비용, 모바일 및 PC 수요 둔화에 따른 D램 출하량증가율(BG), 평균판매단가(ASP) 감소, 파운드리 및 시스템LSI의 적자폭 확대 등으로 인해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폭이 크지만 단기 반등 기대는 아직 크지 않은 상황이다.
모바일 및 PC 업계의 재고 정상화는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4분기 메모리 반도체 ASP 상승 폭도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증권은 내년 삼성전자의 연결 영업이익을 기존에 비해 24% 낮은 50조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여러 악재를 감안하더라도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낙폭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02배 수준으로 역사적 하단 영역에 있다"며 "인공지능(AI) 강세 지속 속에 HBM, DDR5, D램 고용량 모듈, e-SSD 호조를 고려하면 최근 세트 부진이 메모리 업계에 미치는 악영향은 지나치게 과장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9월 국내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1% 증가했다. 메모리 반도체 피크아웃(정점에 이른 뒤 상승세가 둔화하는 것) 우려와 달리 수출입 데이터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역사적 PBR 밴드 하단 부근으로, 악재가 대부분 주가에 선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장기 관점의 매수 접근을 고민해볼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