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2대 국회 들어 첫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3권분립 원칙에 따라 입법부가 행정부·사법부의 각종 정책을 문의하고 검증한다는 국감의 목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대신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 제기만 난무했다. 원내 다수당이자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이번 국감에서 김건희 국정 농단 의혹 등을 집중 추궁하겠다”며 “모든 상임위에서 끝까지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단언했으니 앞으로 남은 국감도 보나 마나 아니겠는가.
민주당의 의도는 뻔하다. 임기가 아직 절반 넘게 남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추진 명분을 쌓기 위해서다. 아울러 오는 11월로 예정된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및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 선고를 앞두고 담당 재판부를 압박하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최근 “일을 제대로 못 하면 도중에라도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누가 봐도 윤 대통령 탄핵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그런데도 ‘민주주의 일반론을 언급했을 뿐’이라는 궤변만 늘어놓으니 국민을 바보로 아는 처사라고밖에 치부할 수 없다. 민주당은 꼭 20년 전인 2004년 거대 야당에 의한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곱씹어보기 바란다. 국민 다수가 ‘정당성이 없다’고 여기는 탄핵 시도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그 추진 세력의 정수리에 꽂힐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