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유치원→노인요양원 전환…저출산고령화 ‘민낯’ [국감 현장]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가 확산하는 가운데 어린이집·유치원이 노인 장기요양기관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돌봐야할 유아·어린이보다 부양할 노인이 더 가파르게 증가한 탓일 수 있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광주 북구을)이 전국 17개 시·도에서 제출받은 ‘장기요양기관 전환 현황’에 따르면, 2014년부터 최근 10년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으로 운영되던 곳이 장기요양기관으로 전환한 사례는 총 283건으로 확인됐다.

 

연도별 어린이집·유치원 장기요양기관 전환 사례를 살펴보면, 2014~2018년까지 24건에 불과했는데, 2019년 36건, 2020년 41건, 2021년 34건, 2022년 54건, 2023년 56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올해는 8월까지 38건으로 지난해 전환사례의 절반을 넘어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장기요양기관 형태별 전환현황을 살펴보면, 90개 시군구에서 283개 어린이집·유치원이 요양원과 같은 입소시설 131개소, 주야간보호·방문요양센터와 같은 재가시설 153개소로 전환됐다.

 

전환사례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52개소), 경남(47개소), 충남(28개소), 광주광역시(24개소), 경북(23개소) 순이었다.

 

어린이집·유치원 외에도, 산후조리원이 장기요양기관으로 바뀐 사례도 서울, 충남, 대전, 전북, 인천에서 각각 1개소씩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진숙 의원은 “최근 저출생 고령화 상황으로 영유아 교육·보육 기관의 경영난, 노인장기요양기관 수요 폭증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어린이집·유치원의 노인 장기요양기관 시설 전환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장기적으로 영유아 시설 폐업과 장기요양기관 수요 조사를 통해 정부가 공공서비스 확충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노인요양 돌봄법 제정에 따라 당사자가 원하는 장소에서 다양한 공공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통합돌봄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