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관저 공사 의혹’ 21그램 대표 잠적에 ‘김건희 라인’ 출석 요구

국회 행안위 양부남 의원
김 여사 회사 직원 출신
유경옥·정지원 행정관에
“25일 종합감사 출석하라”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에 힘입어 대통령 관저 공사 일감을 따낸 의혹을 받고 있는 21그램 대표 김태영씨가 국회 국정감사에 무단으로 불출석하자 야당은 김 여사 측근들에 대한 증인 신청으로 맞대응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 유경옥·정지원 행정관을 25일 열리는 종합 감사 증인으로 신청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 7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인사혁신처 등의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신정훈 위원장이 대통령 관저 불법증축 및 구조공사와 관련한 증인인 김태영·이승만 21그램 대표를 출석시키기 위한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 의원에 따르면 유·정 행정관은 김 여사가 운영했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직원 출신이다. 김 여사와 21그램 간 긴밀한 협업 정황이 드러난 마당에 김태영씨가 국감을 앞두고 잠적하자 코바나컨텐츠에서 관련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의심되는 두 행정관을 대신 불러 추궁하겠다는 것이다.

 

양 의원은 “유 행정관과 김태영씨는 10년 전부터 코바나컨텐츠 전시회를 매개로 알게 됐고, 2019년 야수파 걸작전까지 함께한 사이로 보인다”고 했다. 또 “김 여사의 측근인 유 행정관이 코바나컨텐츠 퇴직 후 관저팀으로 들어가면서 김태영씨와 관저 공사를 긴밀히 협의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증인 신청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의원은 유 행정관이 관저 공사를 총괄한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에게 김태영씨의 연락처를 줬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김 전 차관은 대통령실 관리비서관과 총무1비서관을 지냈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김 여사와 김태영씨의 친분을 보여주는 정황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우선 두 사람은 국민대 대학원 동문이다. 양 의원에 따르면 김 여사는 2007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았다. 2014년 3월∼2016년 8월에는 해당 대학원에 겸임교수로 출강했다. 김태영씨는 2015년 6월 국민대 디자인대학원에 석사 논문을 발표했다. 김 여사가 겸임교수로 일하던 때였다.

 

이후 김태영씨는 김 여사 측 각종 전시회장 디자인 설계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김 여사의 첫 자체 기획전시회 ‘에펠탑의 페인트공-마크 리부 사진전’을 시작으로 ‘피영전’(2013년), ‘점핑 위드 러브전’(2013∼2014년), ‘마크 로스코전’(2015년)에 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김태영씨는 비타민디자인이라는 업체의 디자인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김씨는 2015년 다니던 회사에서 독립해 21그램을 창업했고, 이후로도 김 여사 측의 ‘르코르뷔지에전’(2016년), ‘자코메티전’(2017년) 등에 관여했다. 2018년에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설계·시공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1그램은 김 여사 측의 2019년 6∼9월 ‘야수파걸작전’에 협찬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