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두 국가’ 명문화 움직임에 “한반도 전쟁 가능성 최고조”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명문화하고 군사적 긴장을 높여갈 것으로 보이면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도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최고조에 달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인사말에서 “북한은 어제(7일) 시작된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을 개정해 ‘두 국가’를 명문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앞으로 군사적 긴장을 높여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7일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개헌을 논의한다고 예고했다. 다만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 매체에 보도가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회의가 이틀 이상의 일정으로 열리거나 회의가 연기됐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남한을 더는 통일의 대상으로 보지 않겠다며 ‘적대적 두 국가론’을 천명하고 올해 1월 헌법 개정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이 주문한 헌법 개정의 핵심은 통일과 관련한 표현을 삭제하고, 주권 행사 영역을 규정할 영토·영해·영공 조항을 만들라는 것이다. 아울러 이번 개헌으로 헌법에서 통일, 동족, 민족과 같은 표현이 모두 빠지고 유사시 무력 흡수 통일 의지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미국 외교가에서는 한반도 내 전쟁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7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한반도에서 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조만간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북한이 향후 6개월에서 18개월 사이에 극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매닝 연구원은 한국인 전문가들과 NIC의 기존 분석을 취합해 2개의 전쟁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북한이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반발해 연평도를 포격한 뒤 직접 병력을 상륙시키는 시나리오다. 두 번째 시나리오로는 NIC 출신 마커스 갈러스카스가 지난해 공개한 대만과 한반도에서의 동시 전쟁 발발 가능성이 거론됐다.

 

매닝 연구원은 미국 국가정보위원회의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의 군사력이 한국을 압도하고 북한의 핵이 미국의 개입을 억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 김 위원장이 더 도발적인 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이 우크라이나와 중동 등 다른 지역 현안 때문에 한반도 문제를 시급하게 보지 않는다”며 “북한 문제가 소홀히 다뤄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