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부천 호텔 화재와 관련해 경찰이 사고 및 피해 확산 원인을 최초 발화 객실 에어컨의 전기적 요인, 화재경보기 작동 차단으로 결론 냈다. 또 외부에 설치된 에어매트로 뛰어내려 2명이 추락사한 것에는 소방에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부천 화재 사고 수사본부는 8일 원미경찰서에서 브리핑을 열어 소유주 A(66)씨, 운영자 B(42)·C(45)씨, 매니저 D(36)씨 등 4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입건해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불이 났을 당시의 현장 폐쇄회로(CC)TV를 보면 810호 객실 문을 통해 복도로 연기가 급속히 유입되는 게 나타났다. 앞서 A씨는 2018년 5월 전체 객실 에어컨 교체 과정에서 기존의 노후 전선을 계속 사용토록 했다. 해당 설치업자는 실내·외기 배선 길이가 짧자 새로운 전선을 이으면서 안전장치 없이 절연테이프로만 허술히 마감했다.
화염·연기가 순식간에 번진 것은 도어클로져 미설치를 꼽았다. 각 객실의 갑종 방화문(60분 이상 화염을 버틸 수 있는 방화문)은 항상 닫힘 상태이거나 만일 상황에서 자동으로 닫히는 구조여야 한다. 하지만 810호의 열려진 객실 문으로 유독가스가 빠르게 퍼졌다.
특히 D씨는 당시 화재경보기가 작동되자 사실 확인 없이 우선적으로 작동을 정지시켰다. 이후 810호로 올라가 불을 목격한 후 1층으로 다시 내려가 경보기를 재작동하면서 2분24초 만큼의 피난 지연으로 이어졌다. 이외 간이완강기도 31개 객실에는 비치돼 있지 않았고, 9곳의 로프 길이는 층고에 미달했다.
소방 당국이 설치한 에어매트에 대해서는 807호 투숙객의 사망 원인을 소방 측 책임으로 돌리기는 어렵다고 봤다. 그 근거로 장비를 펼친 지점은 경사와 굴곡으로 고정이 용이하지 않는 등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려웠다고 들었다. 뒤집힌 매트는 현지 주차장 진입로 상의 벽으로 불가피하게 건물에 밀착시키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정리했다.
김종민 수사본부장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상의 문제점들을 관계기관에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 8월 22일 오후 7시37분쯤 중동의 코보스호텔 810호 객실 내에서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2명(중상 1명, 경상 11명)이 부상을 입은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