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전보다 1~2억 비싸니 안 사죠”… 서울 아파트 시장 관망세 돌입

서울 아파트 거래량 7월 7196건→8월 6127건→9월 2080건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 “지역별로 혼조세 띄어”
지난달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우장산 힐스테이트 아파트 전경. 양다훈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선 모양새다. 거래량도 올해 고점 대비 절반 아래로 하락함과 동시에 서울 주요 아파트들의 거래가 뚝 끊겼다. 

 

다만 강남을 비롯해 서울 성동구 성수동 등 서울 상급지 지역 일부 아파트들은 최고가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아파트거래현황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월 7196건, 8월 6127건, 9월 2080건으로 집계됐다.

 

7월부터 꾸준히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다.

 

아직 23일 정도 신고기한이 남아있는 것을 고려하면 9월 거래량은 3000건 내외로 예상된다. 가장 시장이 뜨거웠던 7월 대비 절반 넘게 거래가 줄어든 것이다.


아울러 서울 일부 주요지역 아파트들은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 이날 아실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암사동의 대단지아파트 선사현대(2000년식·2938세대) 전용면적 72㎡(30평)은 지난 7월 23일 이후로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 

 

5호선 발산역과 인접한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의 역세권 대장아파트인 우장산힐스테이트(2005년식·2198세대) 전용면적 59㎡(24평)도 지난 8월 20일 이후로 거래가 뚝 끊켰다.

 

내발산동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 A씨는 “뜨문뜨문 찾아오는 손님은 있는데 호가가 비싸서 다들 그냥 돌아가요”라며 “최근에 너무 많이 올랐어요. 그러다 보니 집주인들은 실거래가보다 비싸게 팔고 싶어하고 손님들은 석 달 전보다 1~2억 오른 가격을 보고 관망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의 신축 대단지 대장아파트인 DMC파크뷰자이(2015년식·4300세대) 전용면적59㎡(25평) 역시 지난 8월 7일 이후 거래가 끊켰다.

 

매도인들은 최근 실거래가 보다 몇천만원 비싸게 팔고 싶어하는 반면 매수인들은 싸게 사고 싶어하는 심리적인 간극에서 거래가 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현재 금융당국이 스트레스DSR 등 강도 높은 대출 규제책을 시행한 것에 따른 결과로도 볼 수 있다.

 

상승거래 비중도 뚝 끊겼다.

 

전날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중 상승거래 비중은 48.5%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방 관계자는 “대출 규제로 관망과 단기 급등에 대한 가격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거래량과 가격 상승 폭은 둔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언급했다.

 

다만 서울 일부 지역 하이엔드 아파트들의 최고가 행진은 여전한 모양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고급아파트 트리마제(2017년식·688세대) 전용면적 136㎡(56평)은 지난달 23일 67억원(44층)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하철 수인분당선과 3호선 도곡역 사이에 위치하며 집값의 4대요소인 직장, 학군, 환경, 교통을 모두 잡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아이파크(2007년식·768세대) 전용면적119㎡ 47평의 경우 지난 1일 40억원에 실거래되며 최고가를 찍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지역별로 혼조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7월에 거래량과 거래금액 모두 고점을 찍은 후 분위기가 가라앉으며 11월 이후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이 둔화하며 약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