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공동으로 저출생 극복 방안 연구에 나선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밖에서 노사가 함께 연구에 착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일 한국노총과 경총에 따르면 양 기관은 이달 초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한 일·생활 균형 관련 노사협력 확대방안’ 연구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서 시행하고 있는 일·생활 양립 관련 우수 제도들을 발굴하고, 이를 중소기업에 확산할 방법이 무엇인지 알아보자는 취지다.
연구를 맡은 구미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수 사례 전파가 주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구 연구위원은 “노사가 협력해 일·생활 양립 부분에서 변화를 끌어낸 부분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작은 성과라도 최대한 발굴해 낼 예정”이라고 했다.
이후 공동 연구는 한국노총이, 해외 시찰은 경총이 각각 주도권을 잡고 추진하기로 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현재까지 유력한 시찰 지역은 미국이며 자동차 분야 등의 ‘산업 전환’ 선진 사례를 모색하는 내용으로 가닥이 잡혔다. 다만 경총이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 수요 조사에서 기업들이 연초 예산에 해당 건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많아 연내에 시찰을 실시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한국노총과 경총은 경사노위 밖에서 노사의 소통이 이뤄진 것 자체의 의미가 작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경사노위는 결국 정부가 주도할 수밖에 없다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며 “노사 당사자 간 신뢰가 누적돼야 사회적 대화도 더 힘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