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폭염’이란 신조어가 나올 만큼 무더웠던 올해 9월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 대비 4.2도나 오르며 1973년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6일로 평년보다 30배 증가했고, 열대야는 4.3일로 평년 대비 43배나 폭증했다. 9월에도 여름 날씨가 지속된 것과는 달리 다가오는 겨울에는 라니냐 현상의 영향으로 한파가 찾아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상청이 8일 발표한 ‘2024년 9월 기후특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24.7도로 나타났다. 평년(20.5도)보다 4.2도 높은 수치로 지난해 9월(22.6도)과 비교하면 2.1도 더 올랐다. 평균 최저기온은 20.9도로 관측 이래 처음 20도를 넘어섰고, 평균 최고기온은 29.6도로 30도에 육박했다.
특히 서울과 충남 서산, 인천 강화, 경기 이천, 충북 보은, 전남 고흥, 전북 장수 7개 지점에서는 1973년 이래 첫 9월 폭염이 발생했다. 강원 춘천, 경기 양평, 충남 금산, 전북 임실 4개 지점에서도 같은 기간 첫 9월 열대야가 나타났다.
무더위가 지나가기가 무섭게 올겨울에는 강력한 한파가 찾아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상청의 장기 전망에 따르면 12월부터 기온이 평년(1.1도)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북서쪽에서 남하하는 대륙 고기압(시베리아 기단)의 영향과 함께, 동태평양의 라니냐 현상 전환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라니냐는 열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낮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세계기상기구(WMO)는 다음달까지 라니냐로 전환될 가능성이 55%라고 밝혔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시베리아의 차가운 공기가 동아시아로 더 강하게 유입돼 한반도에 강력한 한파와 폭설을 초래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제트기류가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한반도 상공에 더 많은 한랭 공기가 머물게 될 경우, 극단적인 추위가 예상된다.
기후 전문가들은 이번 겨울이 영하 18도 이하의 극심한 추위가 있었던 2021년, 2022년과 비슷한 수준의 한파를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또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해양 온도가 상승해 겨울철 대기의 불안정성이 더욱 증가할 수 있어,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더 빈번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해수면 온도와 북극 해빙 등의 영향으로 기온의 변동성이 매우 커 아직 단정 지을 순 없지만, 12월에는 평년보다 더 추울 가능성이 크다”면서 “올겨울 한파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