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여당 특검 추천권 배제 ‘꼼수’… 국감 뒤 표결 나설 듯

野 ‘김여사 상설특검’ 추진

尹 거부권 반복 사태에 맞대응
특검 과정 추가 이탈표도 노려

“대통령 또는 가족 수사 대상 땐
소속 정당의 추천권 박탈” 담아
“국감 불출석도 적용 가능” 엄포
김여사·채상병 특검 투트랙 추진

與 “결국 이재명 리스크 물타기”
헌소·가처분 신청 등 대응 고심

더불어민주당이 8일 그동안 옵션 수준이단 상설특검 카드를 빼든 배경에는 잇단 ‘김건희 특검법 도돌이표’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과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한다는 압박감이 작용한 측면이 있다. 일단 특검 수사가 시작되고 문제가 발견된다면 그간 윤석열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에 가로막힌 김건희 특검법 표결에서 이탈표를 노릴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렸다.

특검요구안 제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상설특검 특별검사수사요구안을 제출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국민의힘은 11월 재판 결과가 나오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물타기하려는 것일 뿐이라며 깎아내렸다. 그러면서도 적은 의석수 탓에 국회 내 저지가 불가능한 만큼 헌법 소원 등 대응책 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민주당이 이날 제출한 상설특검 요구안은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핵심 인물의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청문회·국정조사·국정감사 증인 중 증언감정법 위반자들이 수사 대상이다. 사실상 대통령실과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것이다. 이들은 요구안에서도 김 여사를 수차례 거론하며 “검찰은 권력남용적 행태 진상은 밝히지 못하고 대통령 배우자라는 이유로 시간끌기 수사, 봐주기 수사를 반복하면서 검찰의 중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상설특검과 함께 채상병·김여사 특검법도 동시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는 “(김 여사 특검 등) 개별특검은 별도로 추진하고 상설특검은 병행하는 개념”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상설특검 추천위원회에 국민의힘 참여를 배제한 국회 규칙 개정도 추진한다. 현재 상설특검법은 특검 후보자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특검을 임명하는 구조다. 추천위는 법무부 차관·법원행정처 차장·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한 명씩, 교섭단체인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2명씩 추천해 총 7명으로 구성된다. 민주당 개정안에는 ‘대통령 또는 대통령 가족에 해당하는 자가 위법한 행위를 해 수사 대상이 되는 경우 대통령이 소속되거나, 소속됐던 정당은 추천할 수 없게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민주당은 국정감사를 마친 뒤 국회 본회의를 열어 상설특검 요구안과 규칙 개정안에 표결을 시도할 계획이다. 가결 요건도 과반 출석 과반 찬성인 데다 의결 즉시 특검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추천 절차 마무리 즉시 사흘 안에 상설 특검 후보자를 임명해야 한다는 법조항이 있는 만큼 속전속결이 가능하다는 게 민주당 입장이다.

 

또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 불출석한 증인을 겨냥해서도 상설특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엄포를 놓고 있다. 김 수석은 당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줄행랑 도망을 쳐 국정감사를 방해한 증인들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상설 특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도 분명하게 경고 드린다”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희석하려는 의도라면서도, 대응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헌법소원, 가처분신청, 대통령 임명권을 어떻게 할 건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상설특검안을 두고서는 “‘문재인·문다혜 특검’을 하자면서 민주당 추천권을 없앤다면 민주당이 받겠나”라며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같은 법이라 강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때문에 말도 안 되는 법을 추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