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서부 주롱 혁신지구에 위치한 ‘현대차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방문해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주도하는 미래형 자동차 생산 공정을 시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방문에서 “100년 전 포드의 컨베이어벨트, 50년 전 도요타의 적시 생산이 중요한 혁신 사례였다면, 이제는 AI와 로봇을 결합한 ‘현대차 방식’이 새로운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1월 준공된 이 혁신센터는 기존의 컨베이어 벨트 방식을 탈피해 AI와 로봇이 '셀(Cell)' 단위로 제조를 수행하는 첨단 시설이다.
인간과 로봇이 조화를 이루는 인간 중심의 제조 공정 등을 통해 다양한 환경 변화와 고객 니즈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안내로 공장을 둘러본 윤 대통령은 자율주행차 생산 공정과 ‘디지털 트윈 공장’ 시스템을 살펴보며 깊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디지털 트윈 기술의 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등 미래 제조 기술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현실과 가상을 동기화 시켜 효율적인 생산 운영을 돕는 시스템이다.
이어 윤 대통령은 혁신센터 연구원 등 관계자 100여 명과 만나 “이 혁신센터가 AI 자율제조로의 전환을 이끄는 미래공장의 모델이 될 것”이라며 “AI 확산으로 한국 제조업의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지난달 26일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출범식에서 밝힌 AI 전환 촉진 의지의 연장으로 보인다. 정부는 자동차 산업을 시작으로 AI 자율제조 기술을 전 산업으로 확산시키겠다는 복안이다.
HMGICS는 현대차그룹이 ▲지능형, 자동화 제조 플랫폼 기반 ‘기술 혁신’ ▲다품종 유연 생산 시스템 중심 ‘제조 혁신’ ▲고객 경험 기반 판매 모델 구축 등 ‘비즈니스 혁신’을 바탕으로 인간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실증하는 테스트베드라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HMGICS는 약 4만4000㎡(약 1만3000평)의 부지에 연면적 약 9만㎡(2만7000평),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로 건립됐다. 하나의 건물에 소규모 제조 설비, 연구개발(R&D) 및 사무를 위한 업무 공간, 고객 체험 시설까지 모든 시설이 갖춰진 복합 공간으로 구성됐다.
이곳은 자율주행 차량인 아이오닉5 로보택시 등 전기차 연 3만대 생산능력을 갖췄다. 현재 300여명이 근무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 컨베이어벨트 방식의 자동화율이 약 15%인데 비해 혁신센터의 자동화율은 이보다 3배 가량 높은 46% 수준”이라며 “자율제조 공정 연구개발 및 실증 등 연구 중심으로 운영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현대차 사장, 성 김 고문 등 현대차 관계자와 정부에선 최상목 경제부총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참석했고, 대통령실에서는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