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발발 후 美해병대에 팔려 탄약 등 이송… 훈·포장만 5개 제주마축제 맞춰 기념관 열어
한국마사회제주본부는 26일 렛츠런파크 제주에서 개막하는 제주마축제에서 6·25전쟁 영웅 제주마 ‘레클리스’를 기리는 기념관 개관과 제막식을 연다고 9일 밝혔다.
본부에 따르면 레클리스는 제주마 혈통(어미)의 후손으로, 한국전쟁 발발 전에는 ‘아침해’라는 이름으로 서울 경마장을 달렸다.
레클리스는 전쟁이 일어나자 미군 해병대에 팔려 탄약과 포 등을 나르는 임무를 맡았다.
‘무모하다’는 의미의 레클리스라는 이름은 1953년 3월 경기도 연천에서 벌어진 ‘네바다 전투’ 때 얻었다. 레클리스는 앞을 분간할 수 없는 포화 속에서도 엄청난 무게의 탄약을 닷새 동안 끊임없이 실어날랐고 결국 기지를 탈환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정전협정 후 미국으로 건너간 레클리스는 무공훈장, 모범근무장, 대통령표창 등 5개의 훈·포장을 받았고, 1959년에는 하사 계급장을 받아 미군 최초의 말 부사관이 됐다. 1960년 명예전역한 레클리스는 1968년 사망했다.
미국 해병대유산재단(MCHF)은 2013년 7월 미국 버지니아주 국립해병대박물관 옆 야외 공원에 레클리스 동상을 세워 기리고 있다. 레클리스는 사람이 아닌 군마로는 유일하게 1997년 미국의 ‘라이프’ 지에서 조지 워싱턴, 에이브러햄 링컨 등과 함께 100대 영웅에 포함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이달 정책 공유회의에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제주에서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와 더불어 천연기념물 제주마의 우수성과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