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뉴스에 낯익은 동네가 나왔다. ‘새벽 5시의 남구로역 인근, 일을 찾는 중국 사람들로 북새통, 건설경기 침체로 뽑혀 나가는 사람은 극소수, 포기하지 못한 사람들이 늦게까지 서성’ 낯익으면 반가워야 하는 거 아닌가? 아닐 때도 있다.
경기가 나빠서 일거리가 줄었겠거니 짐작은 했으나 어스름 새벽에 차도까지 꽉 채운 무리가 하루치 노동력을 팔겠노라 아우성치다 허탈하게 돌아서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불편했다.
챗지피티에게 물어봤다.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중국인들이 일할 현장이 없어지면 어디서 일을 하지?” 챗지피티는 망설임 없이 명랑하게 대답했다.
‘많은 건설 일용직 노동자들은 일자리가 없을 때 인력 사무소를 통해 새로운 현장 일자리를 찾습니다. 인력 사무소는 건설현장 외에도 물류센터, 창고, 제조업체 등 다양한 업종에 일자리를 소개해 주기 때문에 임시로 일할 기회를 얻기 좋습니다.’ 유익한 정보이길 바란다.
일할 기회를 얻기 좋으나 ‘임시’로 일할 기회라니 틀린 정보는 아닌 것 같다. 힘겹게도 인생은 길고 날마다의 삯을 요구한다. 자본이 이윤의 논리에 따라 펼쳤다 거두는 임시 일자리를 믿고 인생을, 가족을 살릴 수 있겠나?
인구소멸이라는 경고음에 모두의 마음이 급해졌다. 정부와 지자체가 이민정책에 답이 있다며 대안을 내놓고 있다. 과연 외국인이 정주할 수 있을까? 한국인이 놓아버린 결혼과 출산과 양육의 꿈을 외국인은 꿀 수 있을까? 멀리 내다봐도 답이 없는 건지, 일부러 멀리 보지 않는 건지…. 잘 모르겠다. 뉴스도 보지 말아야겠다.
정종운 서울 구로구가족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