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재보궐선거를 일주일 앞둔 9일 여야 지도부가 일제히 부산 금정구를 찾아 자당 구청장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11일부터 이틀간 사전투표가 실시되는 만큼 양당 모두 총력전 양상이다.
이번 재보선은 기초단체장 4명(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전남 영광·곡성 군수)과 서울시교육감을 뽑는 ‘미니선거’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의미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부산 금정구·인천 강화군 두 곳 수성을 목표로 ‘로 키’ 기조를 유지했으나, 최근 금정구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고 여야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면서 상황이 엄중해졌다. 더욱이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최근 동반 하락 추세여서 국민의힘으로서는 긴장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자칫 패배할 경우 책임론을 놓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수도 있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 이어 이번에도 정권 심판론을 앞세우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금정구 중앙대로에서 유세를 통해 “국민들이 총선에서 이미 강력히 심판했는데도 이 정권은 생각을 바꾸기는커녕 더 심해지고 있다”며 김경지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5일 강화군수 보궐선거 지원 유세 때 했던 “일을 못 하면 끌어내려야 한다” 발언을 여당이 ‘탄핵 선동’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서는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당연한 원리를 이상하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일꾼론’으로 맞섰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금정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민주당은 금정 일꾼을 뽑는 선거마저 정치 싸움과 정쟁, 선동으로 오염시키고 있다”며 “이곳에서 학교를 다 나오고 정치를 하고 있는 윤일현 후보를 우리 국민의힘이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탄핵 선동이 아니라고 부인한 데 대해서는 “모든 사람이 똑같이 해석하면 그게 맞는 거다. 우겨봐야 구질구질하지 않나”라고 쏘아붙였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호남 격돌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영광군수 보궐선거는 야 3당(민주·혁신·진보)이 한 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백중세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금정을 출발해 전남 영광으로 1박2일 일정 지원유세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