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선생님들, 생계 어려워 투잡…연차도 못 써”

어학당·가족센터 근무 국어 교원 95% “현재 소득 불충분”

한국어 교원 10명 중 9명은 일자리에서 얻는 소득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8명은 아플 때 유급 병가를 사용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제578돌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서울 광화문 광장 에서 어린이들이 세종대왕 동상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시민단체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 추진위원회와 한국어교원협회는 9일 한글날을 맞아 대학 어학당, 초·중·고교, 가족센터 등에서 일하는 한국어 교원을 대상으로 노동실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8월26일∼9월13일까지 524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95.2%는 현재 소득이 생계유지에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월 100만원 이상∼200만원 미만의 급여를 받는다는 응답자는 39.7%, 월 100만원 미만의 급여를 받는다는 응답자도 15.7%나 있었다. 

 

이처럼 임금이 적어 가족의 소득에 의지한다는 응답자는 53.4%에 달했다. 별도의 경제 활동을 한다는 응답도 39.2%를 차지했다.

 

한국어 선생님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도 드러났다. 응답자의 93.4%는 지난 한 해 동안 연차 휴가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83.8%는 아플 때 유급 병가를 사용할 수 없다고 답했다.

 

‘가족이나 지인이 한국어 교원으로 근무하고자 한다면 이 일을 추천하겠는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88.1%가 추천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한 응답자는 한국어 교원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로 “고학력 저임금 노동자가 된다”며 “육아휴직·국민연금 등 노동자의 권리를 사용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직장갑질119 측은 전했다. 한국어 교원은 국립국어원으로부터 자격증을 취득해야만 학교 등에서 일할 수 있다.  

 

설문조사를 담당한 대학노조 연세대 한국어학당 최수근 전 지부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한국어 세계화’라는 허울 좋은 정부 정책의 그늘에서 한국어 교육 노동자들은 저임금과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