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명태균·金여사, 尹 취임 후에도 메신저 대화”

대통령실 해명에 잇단 반박

이준석·김종인 지칭 해석 퍼지자
李 “새빨간 거짓말… 데려온 것 아냐”
金 “尹 식사자리 가보니 명씨 있어”
명씨도 “金여사와 수시 연락” 주장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와 관련해 그간 침묵하던 대통령실이 공개적으로 해명을 내놓자마자 정치권 곳곳에서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대통령실이 ‘혹 떼려다 혹 붙인 격이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통령실은 명씨 관련 의혹에 추가로 대응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9일 채널A 라디오에 출연해 “2022년 10월, 11월에 있었던 일과 관련해 명씨와 김 여사가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를 본 적이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명씨를 두 차례 만난 적이 있으나 취임 이후에는 소통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대통령실을 향해 “자기 머리만 처박고 있으면, 안 보이면 나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제가 카카오톡을 주고받은 것을 봤다. 그것은 명확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명씨가 김 여사와 줄곧 연락을 했는데 소통이 없었다고 해명한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취지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뉴시스

명씨도 이날 JTBC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체리 따봉’을 사람들에게 보내는데 여사는 안 보낸다”며 윤 대통령이 취임한 뒤에도 김 여사와 수시로 통화와 문자 연락을 했다고 주장했다.



전날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명씨 관련 의혹이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내놨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은 국민의힘 정치인을 통해 명씨를 만나게 됐다”며 “명씨가 대통령과 별도의 친분이 있어 자택에 오게 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인 2021년 7월 초 자택으로 찾아온 국민의힘 고위당직자가 명씨를 데리고 와 처음으로 만났으며, 얼마 후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씨를 데리고 자택을 방문해 두 번째 만남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선 막바지쯤 명씨가 대통령의 지역 유세장에 찾아온 것을 본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씨와 거리를 두도록 조언했고 이후 대통령은 명씨와 문자를 주고 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했다.

이같은 해명이 나온 뒤 ‘고위당직자’는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 의원, ‘정치인’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일컫는 것이라는 해석이 퍼지면서 이 의원과 김 전 위원장은 언론을 통해 조목조목 반박을 내놨다.

이 의원은 자신이 명씨를 윤 대통령 앞에 데려온 인물로 지목된 데 대해서도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김 전 위원장 역시 자신이 명씨를 소개한 것이 아니라 윤 대통령과의 식사 자리에 나가 보니 이미 명씨가 와 있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해명과 관련해 윤 대통령에게 두 번째로 명씨를 데려온 국민의힘 정치인은 박완수 경남지사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채널A가 보도했다. 박 지사는 당시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 국회의원이었다. 박 지사가 2022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빈 자리에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일개 여론조사, 그것도 정확히 잘 모르겠는 걸 통해 몸값을 키우려던 사람 말에 대통령실이 어떻게 일일히 응답하나”라며 전날 밝힌 것 외에 추가로 낼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