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샴의 법칙’ 따르면 한국 8개월째 경기 침체

법칙 적용시 韓 작년 12월부터 올 7월까지 ‘경기침체’
임광현 의원 “실질임금 하락에 민생경제 활력 대책 필요”

미국의 경기 상황을 판단하는 이론 중 하나인 ‘샴의 법칙’(Sahm rule)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이미 8개월째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 실업률 값에 샴의 법칙을 적용한 결과 작년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8개월 연속 경기 침체에 해당했다. 경기 침체가 8개월 이상 지속된 건 코로나19 시기(2020년 12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샴의 법칙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이코노미스트 클라우디아 샴이 제안한 법칙이다. 최근 3개월간의 실업률 이동평균이 지난 1년 중 최저치보다 0.5%포인트 이상 오르면 경기 침체라고 규정한다. 전통적인 ‘GDP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기준과 달리 샴의 법칙은 더 빨리 경기 침체의 징후를 감지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1950년 이후 11번의 경기 침체 가운데 1959년을 제외하고 모두 통계적 유효성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 의원실에 따르면 올 5~7월 평균 실업률은 2.8%로, 직전 12개월 최저 실업률인 2%(2023년 8월)보다 0.8% 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나 경기 침체 상황에 해당됐다.

 

샴의 법칙에 2023년 이후의 실업률을 대입하여 본 우리나라 경기침체 여부 자료. 임광현 의원실 제공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도 2024년 상반기 경제전망과 함께 올 상반기에 대한 유사한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 5월 상반기 경제전망 브리핑에서 “우리 경제가 가장 어려웠던 지점은 2023년 상반기로 보고 있고 그때 저점을 지났다고 생각한다”면서 “흐름상 중립 수준은 도달하지 못했고 저점에서 중립 수준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침체의 또 다른 신호인 국고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2022년 9월부터 2023년 3월까지 86일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고채 장단기 금리 역전 사례는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장기 채권은 돈을 맡기는 기간이 긴 만큼 리스크가 높아 단기 채권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가 형성된다. 장기물에 투자가 몰리면서 금리가 떨어지는 것은 다수 투자자가 향후 경제 전망을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에서도 수십 년 간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하면 대부분의 경우 경기 침체기에 접어들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임 의원은 “샴의 법칙을 우리나라 경제에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민생경제의 주요 기반인 노동 시장 상황을 기반으로 판단한다는 점에서 참고할 필요성이 있다”며 “우리가 직면한 국가 재정 악화와 국민 실질임금 하락 추세를 극복하는 민생경제 활력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