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대만인 직원 4명, 중국서 구금

애플 최대 위탁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의 대만인 직원 4명이 중국에서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로이터통신 등 에 따르면 아이폰 세계 최대 생산기지인 폭스콘의 중국 허난성 정저우 공장에서 직원 4명이 현지 경찰에 의해 구금된 상태다.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이들 통신사에 보낸 성명에서 폭스콘 정저우 공장의 직원 4명이 ‘신의 위반’ 혐의로 구금돼 있다고 밝혔다. 대륙위원회는 “이번 사건 상황이 상당히 이상하다”며 현지 일부 경찰의 부패나 권력 남용과 관련된 사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폭스콘은 해당 직원 4명이 자사 이익을 해치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대륙위원회는 전했다. 대륙위원회는 “이번 일은 기업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우리는 대만 해협의 상대측 관련 부처에 가능한 한 빨리 이번 일을 조사하고 처리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사진=EPA연합뉴스

대만 현지 언론은 이들이 올해 구금됐다고 보도했다. 폭스콘은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고,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폭스콘은 중국 여러 지역에서 수십만명을 고용 중이며, 정저우 공장에서만 애플 아이폰의 80% 이상을 생산한다.

 

중국은 지난 5월 독립 성향의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이 취임하면서 대만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6월에는 분리독립을 시도하거나 선동하는 ‘완고한 대만 독립분자’에 최고 사형까지 처할 수 있도록 하는 형사 처벌 관련 지침을 발표했다. 이에 대만은 자국민을 대상으로 꼭 필요하지 않으면 중국으로 여행가지 말라며 여행 경보를 두 번째로 높은 주황색 경보로 상향했다.

 

블룸버그는 “‘아이폰 시티’라고 불리는 정저우의 폭스콘 공장에서 정확히 무엇이 이런 움직임을 촉발했는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이번 일은 중국에서 투자자들 신뢰를 흔드는 일련의 구금 중 가장 최근 사례”라고 짚었다. 이어 “중국은 미국, 그 동맹국과 긴장이 고조되면서 최근 몇 년간 외국 기업 직원들에 대한 공격적인 조치를 취해왔고 이는 중국 내 다국적 기업 직원들 안전에 대한 우려를 촉발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3월 중국에서 간첩 혐의 등으로 붙잡힌 일본 제약회사 아스텔라스의 직원은 지난 8월 현지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이밖에도 지난해 중국 당국은 간첩 혐의 등을 제기하며 미국의 기업실사업체 민츠그룹, 컨설팅회사 베인앤드컴퍼니와 캡비전 등을 급습해 압수수색을 펼치고 일부 직원들을 조사·구금했다. 또 글로벌 광고회사 WPP의 직원 3명을 뇌물 수수 혐의로 체포해 조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