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번 금리 인하 결단은 다시 한번 집값 상승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지만 경기부진에 대한 우려가 더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연 3.5% 인 기준금리를 연 3.25%로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것은 2021년 8월 금리를 0.25%p 올리며 통화긴축 기조에 나선 뒤 3년 2개월 만이다.
이번 결정으로 높은 대출이자를 감당해야 했던 대출자들의 숨통이 한결 트일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연간 3조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한은을 통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p 내리고, 대출금리 하락 폭도 같다고 가정하면 가계대출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3조원 줄어든다.
가계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평균 약 15만3천원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금리가 내리면 가계뿐 아니라 소상공인(자영업자)을 포함한 기업의 이자 부담도 줄어든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한은을 통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p 내리면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1조7천억원가량 감소한다.
자영업자 1인당 평균 이자 부담은 약 55만원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가계부채가 늘어날 우려가 나온다.
최근 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인 대출규제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의 상승폭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 1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첫째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은 4주째 둔화하고 있지만 상승세 자체는 29주째 이어졌다.
한은은 지난달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대출금리 하락은 주택 가격 상승률을 끌어올리고, 가계대출 증가를 촉진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p 하락하면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은 1년 이후 0.43%p 더 오르고, 특히 서울은 0.83%p로 전국 평균보다 상승 폭이 2배가량 커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주택시장, 가계부채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대응할 수 있도록 추가 조치를 준비하고 부동산 가격 안정, 정부의 가계부채 비율 하향 안정화에 대한 시장 신뢰가 유지되도록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 간 조화로운 정책조합에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