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간 비급여 진료비 격차가 300배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진료를 받고도 기관에 따라 300배의 금액을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1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4078곳의 비급여 진료비는 300배까지 차이가 났다. 비급여 진료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진료로, 병원이 자체적으로 금액을 정하기 때문에 병원마다 가격이 다르다.
상위 30개 비급여 진료항목을 보면 도수치료 진료비가 494억3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상위 30개 진료항목은 전체 비급여 보고항목 중 ‘처치 및 수술료’, ‘이학요법료’, ‘신의료기술’ 등 처치와 수술을 중심으로 산출됐다.
도수치료는 전체 의료기관의 51.9%(2118곳)에서 실시했다. 전체 의료기관의 도수치료 진료비 최댓값은 150만원으로 중앙값(9만원)의 16.7배다. 근골격계질환 체외충격파 치료는 의료기관 1401곳에서 실시했고, 진료비는 139억6500만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진료비 최댓값은 50만원으로 중앙값(7만원)의 7.1배 수준이다. 3위는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로 의료기관 525곳에서 실시됐으며, 진료비는 117억8600만원이다. 진료비 최댓값은 850만원으로 중앙값(110만원)의 7.7배다.
의료기관 종별로 보면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충치 치료 시 필요한 ‘광중합형복합레진충전’의 진료비 최댓값이 70만원으로 중앙값(16만원)의 4.4배에 달해 격차가 가장 컸다. 종합병원에서는 전산화인지재활치료의 진료비 최댓값이 80만원으로 중앙값(4만3000원)의 18.6배였다. 병원급 의료기관에서는 척추관절신경치료에 많이 활용되는 FIMS 치료비가 최대 450만원으로 중앙값(12만원)의 37.5배였다.
요양병원에서는 한방물리요법의 진료비 최댓값이 30만원으로 중앙값(1000원)의 300배에 달했다. 증식치료-사지관절부위 진료비는 최댓값 20만원으로 중앙값(5400원)의 37배가 넘었다. 한방병원의 한방물리요법 진료비 최댓값은 90만원으로 중앙값(9010원)의 99.9배였다. 약침술-경혈의 진료비 최댓값은 90만원으로 중앙값(1만4000원)의 64.3배였다.
김윤 의원은 “같은 진료인데도 비급여 진료가 폭넓은 가격 격차를 보이는 것은 정부가 사실상 비급여 진료를 제도권 밖에 방치한 결과”라며 “높은 비급여 진료비는 결국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가중하고, 필수의료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는 비급여 진료비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기전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