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분기 이후 글로벌 경제는 미국의 경제지표 발표 하나하나마다 ‘일희일비’가 이어지는 중이다. 이는 발표되는 지표가 향후 미국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0.5%포인트 금리를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음에도 여전히 “향후 발표되는 지표에 따라 금리 인하의 수준과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여전히 새로 발표되는 경제지표에 주식시장도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11일(현지시간)에도 미 3대 주가지수가 크게 요동쳤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전장보다 409.74포인트(0.97%)나 오른 4만2863.86에 거래를 마감한 것.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장보다 34.98포인트(0.61%) 상승한 5815.03을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전장보다 60.89포인트(0.33%) 오른 1만8342.94에 장을 마쳤다.
이날 주가 상승을 이끈 것은 9월 생산자 물가지수(PPI)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9월 PPI가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월과 같아 상승률 0%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0.2% 상승했던 전월치보다 상승폭이 둔화한데다 이달 시장 예상치 0.1%도 하회하는 수준이다. 근원 PPI도 전월 대비 0.1% 상승해 전월치 0.2% 상승보다 둔화했다.
PPI가 예상치를 밑돌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누그러뜨렸고 연준이 향후 추가 금리인하를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다시 피어났다. 이에 우량주 위주로 매수세가 몰리며 다우지수 등이 대폭 올랐다. 불과 하루전만 해도 시장 분위기는 판이했다. 전날 발표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자극됐던 것이다. 하지만, 선행지수 성격의 도매 물가가 식고 있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 심리가 하루만에 되살아났다.
트레이드스테이션의 데이비드 러셀 글로벌 시장 전략 총괄은 “전반적으로 이런 수치는 인플레이션이 완화함에 따라 영향력이 줄고 있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다음 두 번의 회의에서 25bp씩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준금리를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도 금리 인하 확률이 높아졌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1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이날 마감 무렵 10%로 줄었다. 전날 마감 무렵 수치는 15% 수준이었다. 25bp 인하 확률은 90%까지 올라갔다. 이런 기대감은 향후 미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수 있다.
다만, 여전히 변수가 남아있다. 지난달 몇 번의 증시 폭락을 이끈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에 여전한 것이다. 이날 발표된 10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도 68.9로 9월의 70.1에서 1.2포인트 하락했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미국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자신감을 반영하는 수치다.
여기에 금리 인하가 시장 기대만큼 빠르지 않을 수 있다는 연준 인사의 발언도 속속 나오는 중이다. 로리 로건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공개 발언에서 “우리가 중립으로 향하는 길을 그리는 만큼 미래를 내다보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가 지닌 위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우리는 그것을 매우 점진적인 방식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원하는 시장의 기대감에 반하는 발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