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홀덤펍 등에…도박 중독 환자 5년새 2.3배 증가, 10대도 2.6배

도박 중독자들이 근래 들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마트폰을 통한 실시간 사이버 베팅게임과 불법 스포츠토토, 홀덤펍 등 오프라인 매장 확산으로 도박에 대한 접근이 쉬워지면서 2030세대 청년층의 도박 중독 문제가 10대까지 확대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남원·장수·임실·순창)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30세대 도박 중독 환자 수는 2018년 836명에서 지난해 1957명으로 5년 새 2.3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

불법 사이버도박으로 인한 피의자 수도 2018년 4413명에서 2019년과 2020년 각각 7282명, 7590명으로 70%가량 급격히 늘어난 뒤 수사기관 단속 등 영향으로 2021년 5364명, 2022년에는 4700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는 5414명으로 2018년보다는 증가한 수준이다.

 

문제는 도박 중독자와 불법 도박 피의자가 10대로 확대되면서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10대 도박 중독 환자는 2018년 65명에서 매년 2.6%가량 증가 추세를 나타내면서 지난해는 167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전체 도박 중독 환자 2743명의 6.1%를 차지한 셈이다. 2030세대 1957명(71.4%)에 비해 환자 수와 비중은 작지만, 5년 새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난해 10대 남성은 165명이었고 여성은 2명에 불과했다. 전체 도박 중독 환자(2743명) 중에서도 남성이 2608명(95.1%)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여성은 135명(4.9%)에 그쳤다. 올해도 도박 중독 환자 비중이 가장 큰 2030세대의 경우만 해도 남성이 1889명으로 여성 68명보다 27.8배 많았다.

 

사이버 도박 피의자의 경우도 10대 비중은 2018년 2.2%(95명)에서 지난해는 3.1%(170명)으로 늘었다. 또 같은 기간 50대는 7.7%에서 15.6%, 60대 이상 또한 1.5%에서 7.9%로 증가 폭이 컸다. 반면, 사이버 도박 피의자 비중이 가장 큰 2030세대는 2018년 70.5%(3110명)에서 지난해 54.2%(2937명)로 16.3%포인트 감소했다.

 

이들은 주로 불법 스포츠토토나 경마·경륜·경정, 카지노게임, 사이버 도박 등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10대 등 젊은 층 도박 중독 환자 증가는 스마트폰 보급이 활성화되면서 불법 도박 사이트 접근이 용이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스포츠 콘텐츠 다양화로 불법 스포츠토토와 ‘사다리’, ‘달팽이’, ‘홀짝’ 등 실시간 베팅 게임 이용자가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스포츠로 불리는 카드 게임 ‘홀덤’이 젊은 층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오프라인 매장 ‘홀덤펍’이 늘고 ‘카지노 관광’이 유행처럼 번지는 현상도 청년의 도박 중독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박희승 의원은 “청년층 도박 중독이 청소년으로 확산하고 있어 온라인 도박을 차단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도박 중독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의지력 문제가 아닌 사회가 함께 나서서 치료해야 할 질병인 만큼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