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단 북한 ‘쓰레기 풍선’… 특정지점 투하 노리나

군 당국, 일부 풍선에 부착 확인
이동 경로 추적·자료 축적 관측

북한이 그동안 남쪽으로 날려 보낸 쓰레기 풍선 일부에 위치정보시스템(GPS) 발신기를 탑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 당국은 북한이 GPS 장치를 이용해 풍선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특정 지점에서 풍선 낙하물을 투하할 수 있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지난 7일 북한이 띄워 보낸 대남 쓰레기 풍선이 서울 종로구 상공을 떠 다니고 있다. 뉴시스

13일 군 당국에 따르면, 군은 지상에서 수거한 북한 쓰레기 풍선 중 일부에 GPS 장치가 탑재된 것을 확인했다. 군은 북한이 재정적 문제 등으로 모든 풍선에 탑재하진 못했지만 일부 풍선에 GPS 장치를 달아 이동 경로를 확인하면서 풍선 살포 경험과 자료를 축적하는 작업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쓰레기 풍선은 GPS를 부착하더라도 풍향 등 기상 상황을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도 “북한의 풍선 부양 기술 발전 가능성을 추적하면서 우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군이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풍선을 이용해 고의적인 공격과 유사한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군이 파악한 북한의 풍선 낙하물 투하 방식은 사전에 타이머에 입력한 시간이 지나면 발열 장치가 작동해 쓰레기가 든 낙하물 봉지를 태우는 방식이다. 하지만 북한이 GPS로 풍선의 경로를 추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특정 상공에 도달한 풍선을 원격으로 터뜨리는 장치를 도입한다면, 풍선을 무기로 전환하는 것이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국면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군은 북한이 이처럼 쓰레기를 퍼뜨리는 시점과 지점을 선택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추가 분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 5월28일부터 지난 11일까지 28차례에 걸쳐 남쪽으로 풍선을 날렸고, 수량은 6000개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