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 ‘양강’ 두 후보, 윤호상에 러브콜

조전혁, 보수 단일화 공개적 제안
정근식은 최보선 품고 연대 제시
尹 “변화요인 안 보여” 거절 의사
막판 수용 땐 1대1 선거로 치러져
투표용지 인쇄 마쳐… 효과 적을 듯

최보선 후보의 사퇴로 진보 진영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정근식 후보로 단일화된 가운데 보수 진영 조전혁 후보도 윤호상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다. 정 후보도 윤 후보에게 진보-중도 보수 ‘정책연대’를 제안하는 등 양강구도인 두 후보가 각각 윤 후보에게 ‘러브콜’을 보내며 세력 확산에 나섰다.

 

13일 조 후보는 “교육개혁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절박감이 커지고 있다”며 윤 후보에게 공개적으로 단일화를 제안했다.

조진혁(왼쪽), 정근식

18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출신인 조 후보는 지난달 보수 진영에서 추대한 단일 후보다. 교육계에선 윤 후보도 중도 보수 후보로 분류하지만, 조 후보는 윤 후보는 보수가 아니라며 단일화 논의에 선을 그어왔다. 그러나 전날 최 후보가 정 후보를 지지한다며 사퇴해 진보 1명, 보수 2명 구도가 되자 위기감을 느끼고 단일화를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는 조희연 전 교육감의 정책을 ‘심판’한다는 조 후보와 조 전 교육감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정 후보가 맞서고 있는데, 부동층이 많아 한 표라도 더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조 후보는 “보수 진영도 단일화로 힘을 모아야 한다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윤 후보가 대의를 위한 헌신과 희생의 가치를 되새겨 주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정 후보 역시 윤 후보에게 ‘정책연대’를 제안했다. 정 후보는 “조 후보가 윤 후보에게 사퇴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전언을 접했다”며 “윤 후보와 정책연대를 이루고 싶다. 함께 힘을 모아 서울 교육을 지켜내자”고 밝혔다. 정 후보 측은 “정책연대가 실현될 경우 진보-중도 보수 진영이 단일화되는 반면 뉴라이트 극우 성향인 조 후보만 홀로 남게 돼 정 후보가 승기를 잡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윤 후보와 조 후보는 결이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고 둘의 단일화를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후보가 단일화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선거는 조 후보와 정 후보의 일대일 구도로 치러지게 된다. 하지만 단일화가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후보 등록 후라 윤 후보는 사퇴해도 기탁금(5000만원) 반환이 불가능하고 선거 비용도 지출한 상태다. 이날 윤 후보는 “두 후보 제안을 들었지만 그동안의 기조를 변화시킬 결정적 요인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다만 최 후보도 뒤늦게 단일화에 합의한 만큼 선거 직전까지 윤 후보를 향한 구애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 단일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사전선거는 11·12일 치러졌고, 후보자 이름이 들어간 투표용지도 9일 인쇄를 끝마친 상태다. 투표용지에 ‘사퇴’ 표기는 불가능해 16일 서울시민들은 사퇴 여부와 상관없이 최 후보까지 4명의 이름이 모두 들어간 투표용지를 받게 된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혼란을 막기 위해 문자 메시지, 투표소 현수막 설치 등으로 후보 사퇴 사실을 알린다는 방침이지만 일부 혼란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시교육감 선거 사전투표율은 8.28%로 같은 기간 치러진 전남 영광군수(43.06%), 전남 곡성군수(41.44%) 등보다 한참 낮았다. 교육감만 뽑는 선거인 데다 본투표일이 평일이어서 최종 투표율은 역대 최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서울시교육감 선거만 치렀던 2008년의 최종 투표율은 15.4%에 그쳤다. 투표는 1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