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女 환자 사망’ 양재웅 정신병원, 올해 격리 조치만 ‘741건’

강박 조치는 118건…국감 증인 출석 예정
정신건강의학과 겸 방송인 양재웅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지난 5월27일 새벽 결박된 30대 여성 환자의 모습. 미스틱엔터테인먼트·연합뉴스

 

정신의학과 전문의 양재웅이 운영하는 정신병원에서 최근 30대 여성 환자가 치료 중 숨져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5년 중 해당 병원의 환자 격리 조치가 올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건네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18일까지 양 원장의 병원에서 시행된 격리 조치 건수는 741건에 달한다. 올해를 제외한 나머지 5개년 중 가장 높았던 해는 2020년으로, 병원 격리 건수는 622건이다. 이외 2023년 557건, 2022년 247건, 2021년 444건이다.

 

강박 처치도 올해 들어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가 같은 기간 동안 파악한 이 병원의 올해 강박 조치 건은 118건이다. 최근 강박 조치가 가장 높았던 해는 2021년으로 121건이다. 올해가 아직 다 지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2021년에 시행됐던 강박 조치 건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여성 환자 A(33)씨는 지난 5월10일쯤 다이어트약 중독 치료를 위해 양재웅 원장이 경기 부천에서 운영하는 병원에 입원했다. A씨는 입원 17일 뒤인 5월27일 강박·격리 치료 중 숨졌다. 부검 결과 A씨 사인은 ‘가성 장폐색’으로 밝혀졌다.

 

A씨는 입원 후 배변 활동에 어려움을 겪으며 간헐적인 복부 통증을 보였고 사망 전날에는 극심한 복통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유족은 “병원 측이 건강 상태가 나빠진 A씨를 방치해 숨지게 했다”며 유기치사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양 원장 등 의료진 6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이후 병원 측으로부터 폐쇄회로(CC)TV 하드디스크와 진료 기록 등을 임의제출 형태로 확보했다.

 

공개된 CCTV 영상에는 1인 격리실에 입원한 A씨가 배를 움켜쥐며 “나가게 해달라”고 호소하는 모습이 담겼다. 밤늦게까지 문을 두드리자 간호조무사와 보호사 등이 안정제를 먹인 뒤 A씨 손발과 가슴을 침대에 묶었다. 2시간 뒤 A씨는 배가 부푼 채로 코피를 흘리다가 결박 상태에서 벗어났으나 병원 관계자들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병실에서 나갔다. 이후 A씨는 의식을 잃고 끝내 숨졌다.

 

병원 측은 A씨가 만성 변비 환자였고, 지속적으로 복통 호소를 한 게 아니어서 장 폐색을 의심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사고 당일 대응에도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논란이 계속되자 양 원장은 언론을 통해 사죄의 뜻을 밝히면서도 “(강박은) 자·타해 위험 때문에 불가피했다”며 “(사망 직전 간호진이) 환자분 옆에서 정성스럽게 간호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망 사건의 본질적 문제는 격리·강박이 아니라 펜터민(디에타민) 중독 위험성이다. 다른 중독도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양 원장은 오는 23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서미화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해당 병원의 격리·강박으로 인한 환자 사망사고에 대한 의료진의 책임과 보건복지부의 관리감독 문제를 분명히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