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에 소극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지원예산 대부분이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종오(진보당, 울산 북구) 의원이 부산시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부산시 전세사기 피해자 금융주거지원 사업 예산 46억원 중 지난달까지 집행된 금액은 4억6800만원(10.2%)이다.
세부적으로는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이자 지원과 민간주택 월세 한시지원 예산은 각각 13억1800만원과 17억8200만원이다. 이중 버팀목 전세자금은 5400만원(4.1%)이 집행됐고, 민간주택 월세 한시지원 예산은 2억2300만원(12.5%)이 집행됐다. 또 이주비 지원은 15억원 중 1억9100만원(12.7%)이 집행됐다.
이는 피해자가 시중은행에서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을 승인받아야 이자 지원 대상이 될 수 있고, 피해자가 피해주택에 그대로 머무는 경우 월세나 이주비 지원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부산시가 전세사기 피해자 19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72%가 피해주택에 거주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부산시는 1000세대에 150만원씩 총 15억원의 이주비를 지원한다고 설계했지만, 9월말 기준 지원 건수는 127건에 불과했다. 피해지원 예산 90%가 미집행인데 반해 피해건물 관리는 예산 지원 없이 대부분 피해자가 직접 관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가 지난 5월 전세사기피해 건물 54개소를 조사한 결과, 31개소가 임차인이 직접 관리하고 18개소는 임차인이 업체를 통해 위탁관리하고 있다. 부산시는 피해건물에 대해 단수 유예, 소방안전점검 실시 및 소방안전 관리자 유예, 승강기 점검 및 안전관리자 지원 등을 소관부서에 협조 요청을 하고 있다.
윤 의원은 “피해자들은 건물관리 부재로 인한 누수, 승강기 오작동, 소방시설·전기시설 침수 등 2차 피해를 겪고 있다”며 “건물관리는 시민 안전과 직결된 만큼, 개정된 특별법에 따라 지자체가 피해주택 시설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