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적이 없는데 갑자기 어깨가 아프다. 시간이 갈수록 팔을 위로 들어올리기가 어려워지며 일상 생활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50대에 주로 발생한단 이유로 ‘오십견’이라고 불리는 이 병의 공식 명칭은 ‘유착성관절낭염’이다.
최근 이 유착성관절낭염에 한방 약침치료가 물리치료보다 통증 감소와 기능 회복 등의 측면에서 더 나은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김두리 원장 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의 연구를 국제학술지 ‘통합의학연구(Integrative Medicine Research)’에 게재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진은 중등도 이상의 통증을 호소하는 유착성관절낭염 환자 50명을 약침치료군과 물리치료군의 두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해 6주간 주 2회씩 치료한 뒤 13주까지 경과를 추적했다. 약침치료군에는 신바로·황련해독탕 등의 약침을 사용했고, 물리치료군에는 간섭파·심부열치료 등을 시행했다.
연구결과, 치료가 끝난 직후인 7주차와 최종 관찰 시점인 13주차 모두 약침치료군이 물리치료군보다 주요 지표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 0~10점 사이의 점수로 표현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통증이 심한 상태임을 뜻하는 통증숫자평가척도(NRS)로 치료 전 통증 정도를 평가했을 때는 중증 수준인 평균 7점을 기록했다. 치료 후 물리치료군은 7주차에 이 수치가 3.85점으로 떨어져 약 45% 감소한 반면, 약침치료군은 1.63점으로 약 76% 감소해 개선 효과가 더 컸다.
기능 개선 척도인 어깨통증장애지수(SPADI·0~100점 중 점수가 높을수록 장애가 심함)에서도 약침치료군이 더 높은 치료 효과를 보였다. 약침치료군은 치료 전 62.6점에서 7주 후 20.9점으로 감소했고, 물리치료군은 67.8점에서 42.4점으로 개선되는 결과가 나왔다.
유착성관절낭염은 40세 전에 생기는 일은 드물다. 가장 흔한 나이가 56세며,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다. 어깨가 얼어붙은 것과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에 ‘동결견’이라고도 불린다. 다행히 1~3년 사이에 저절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고 재발도 드물다. 하지만 오랜 기간 어깨 움직임에 지장이 있는 사람도 20~50%에 달하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당뇨병 환자나 갑상선 기능 항진증, 갑상선 기능 저하증, 파킨슨병, 심장병, 뇌졸중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걸리기 더 쉬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리 원장은 “약침치료가 침의 물리적 자극과 한약추출물의 약리적 효과를 결합시켜 염증과 통증을 완화하고 손상된 신경과 연골 등의 조직이 회복되도록 촉진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향후 약침치료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강화되면 삶의 질 저하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