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는 시간이 규칙적이지 않은 사람은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지난달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 의료센터에 따르면, 밤 늦게 잠에 드는 이른바 ‘올빼미족’의 경우 일찍 잠자리에 드는 사람보다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약 5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2형 당뇨병은 적절한 기능을 할 수 있는 인슐린이 체내에서 분비되지 않거나 세포가 인슐린에 반응하지 않는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생긴다. 국내 당뇨환자의 90%가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성인에게서 주로 발병한다. 당뇨병은 심부전과 망막병증, 신부전 등을 포함한 다기관 전신 손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라이덴 대학 연구팀은 비만 역학 연구에 등록된 5000명을 대상으로 수면 시간과 체지방 분포, 당뇨병 발생 등의 연관성을 7년여 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수면 시간을 조기 취침자와 중간 시간 취침자, 늦은 시간 취침자로 구분했으며, 나이와 성별, 교육, 총 체지방과 신체 활동, 식단의 질, 알코올 섭취 등 생활 방식 요인에 대한 결과를 반영해 분석했다.
그 결과 늦은 시간에 취침하는 패턴을 가진 사람들은 다른 시간대 취침자보다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46% 더 높았다. 연구팀은 “늦게 취침할수록 야식을 먹는 횟수와 흡연 빈도가 더 많았고 움직임은 덜 해 BMI(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 내장 지방도 다른 시간대 취침자보다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매일 7시간 이상 자더라도 수면 시간이 불규칙하면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약 1.4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14일 당뇨병학회지에 따르면 캐나다 오타와 의대 소아과 교수팀은 40~79세 성인 7만3630명의 수면 패턴을 8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매일 7시간 이상 잠을 자며 자고 일어나는 시간이 일정한 사람을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갖고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똑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사람의 수면 규칙성 지수를 100으로 놓고 매일 다른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사람의 점수를 0으로 책정하는 ‘수면 규칙성 지수’를 통해 참가자들의 수면 정도를 측정했다.
수면 규칙성 지수 점수가 71.6점 미만인 사람은 ‘수면이 불규칙하다’고 분류하고, 71.6~87.3점인 사람은 ‘적당히 불규칙’, 87.3점 이상을 ‘규칙적인 사람’으로 분류했다.
연구진은 수면이 규칙적인 사람이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도를 1로 잡고 수면이 불규칙한 사람의 당뇨병 발병 가능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잠을 불규칙하게 자는 사람은 위험도가 1.38배, 잠을 적당히 불규칙하게 자는 사람은 위험도가 1.3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수면 시간, 수면의 질 외에도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의 규칙성이 당뇨병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수면에 있어서 일관성이 대단히 중요한 만큼 이를 고수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전반적인 건강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