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웬 어묵?”…서울시 “광견병약 만지지 마세요”

서울시가 너구리 등 야생동물을 통해 전파되는 광견병을 예방하기 위해 ‘광견병 미끼 예방약’을 살포한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3만7000개의 미끼 예방약이 오는 14∼28일 주요 산·하천 주변에 살포된다.

 

산에 살포된 광견병 미끼 예방약. 사진 서울시.

미끼 예방약은 야생동물을 유인하기 위해 어묵 반죽 안에 예방 백신을 넣은 것이다. 동물이 먹게 되면 잇몸 점막을 통해 백신이 흡수돼 면역을 형성시킨다.

 

시는 2006년부터 매년 봄과 가을, 야생동물용 광견병 미끼 백신을 살포하고 있다. 살포 이후 현재까지 서울에서 야생동물로 인한 광견병이 발생한 사례는 없다.

 

미끼 예방약은 50~100m 간격으로 서울 경계를 따라 지점당 15~20개씩 총 157㎞에 차단띠 형태로 살포될 예정이다. 주요 살포지점은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산(북한산·도봉산·수락산·불암산·관악산·용마산·관악산·우면산 등), 하천(양재천·탄천·안양천·우이천 등) 및 너구리가 자주 출몰해 민원이 많은 공원 등이다.

 

시는 시민들이 산행 중 살포된 미끼 예방약을 발견했을 경우 만지지 말 것을 당부했다. 사람이 만지면 체취가 묻어 야생동물이 먹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끼 예방약은 약 2~3㎝의 네모난 모양이다. 살포지점에는 현수막과 경고문을 부착해 시민들이 약을 만지지 않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섭취되지 않은 미끼 예방약은 살포 약 30일 후부터 수거된다.

 

미끼 예방약은 개, 고양이를 포함한 50종 이상의 동물에 안전성이 입증이 된 제품으로 반려동물이 먹더라도 위험하지는 않다. 다만 정확한 광견병 예방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동물병원에서 ‘반려동물용 광견병 예방백신’을 접종받아야 한다.

 

반려동물과 산행할 때는 반드시 목줄을 착용시켜 야생동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반려동물이 광견병 의심 동물과 접촉했을 때에는 방역당국에 신고하고 동물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한다. 또 사람이 야생동물 또는 광견병 의심 동물에 물린 경우엔 상처 부위를 비눗물로 15분 이상 씻어 내고 즉시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광견병에 걸린 동물은 쉽게 흥분하거나 과민해져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면서 거품 침을 흘리고, 심한 경우에는 의식불명 후 폐사하기도 한다.

 

이수연 시 정원도시국장은 “미끼 예방약 살포를 통해 야생동물 단계부터 인수공통감염병인 광견병을 예방해 시민과 반려동물을 보호하겠다”며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가을철, 산행이나 산책 시 야생동물과 접촉을 피하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