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여성 의무복무’ 확대 … 이스라엘선 최전선 투입 [연중기획-소멸위기 대한민국, 미래전략 세우자]

해외 사례 보니
북한 등 세계 10여개국 ‘女 징병제’ 운용
스웨덴·노르웨이선 ‘인기 직장’ 오르기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갈등 등 전쟁이 ‘뉴노멀’이 되는 가운데, 군 병력이 줄어드는 국가 등에서 국방력 강화 차원으로 여성에 병역 의무를 부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뢰 제거 훈련 중인 이스라엘 여군

14일 외신에 따르면 덴마크는 지난 3월 징병 대상을 남성에서 여성까지로 확대했다. 덴마크에선 18세 이상 남성들만 의무 입영 대상이었는데 전쟁으로 인한 안보 위험이 고조되며 여성으로까지 징병 대상을 확대했다. 당시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안보와 성평등을 위해 덴마크가 재무장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선 덴마크에 앞서 2015년 노르웨이, 2017년 스웨덴이 여성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스라엘, 튀니지, 말리, 모로코, 북한 등 전 세계에서 10여개국이 여성 징병제를 운용 중이다.

 

스웨덴과 노르웨이의 여성 징병제는 인구 전체에 병역의 의무를 부과하지 않고 필요 인원만큼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동아시아연구원에 따르면 스웨덴은 매년 최대 8000명의 남녀를 징집하는데 이는 징집 대상 인구의 약 9%에 불과하다. 노르웨이는 적성과 역량만을 따지는 선발방식으로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두 국가의 공통된 특징은 군 복무가 사회적으로 인기 있는 제도라는 것이다. 스웨덴은 군 복무가 국민에게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도록 병사들에게 장교와 동일한 시설과 생활 수준을 보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르웨이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군대가 인기 직장 20위 안에 들고 있으며, 이력서에서도 중요한 경력으로 인정받는다.

 

군내 여성이 늘면서 그동안 배제되던 보직에 배치되는 등 남녀 간 차이가 사라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경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을 계기로 여군을 처음으로 최전선에 투입했다. 지난 1월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여군 최전선 배치는 1948년 건국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스라엘에선 그간 일부 남성 군인들과 극우 성향의 랍비(성직자) 지도자 등의 반대로 여군이 핵심 전력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군병력이 중요해지며 주요 보직이 여군에게도 개방되고 있다. 군 내 성차별도 심각한 문제 중 하나였는데 여군의 역할 확대를 내세우며 군 문화 개선을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