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스라엘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 및 미군 병력을 추가 배치한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미군을 파병하는 것은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처음으로 이란·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갈등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13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는 이스라엘에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추가 배치하고 미군 인력을 배치한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군 100명이 이스라엘에 파견된다고 보도했다.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배치를 승인했다”면서 “이번 조치는 이란의 추가 탄도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방어하고 이스라엘 내 미국인을 보호하겠다는 미국의 철통 같은 의지를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WP는 미국이 발표한 사드 및 미군 배치를 ‘중대한 파병’으로 규정하고 “이는 중동에서 격화하는 전쟁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심화시킨다”고 진단했다.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도 사드를 운용할 병력 배치가 미군이 이스라엘 영토에서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서방국의 휴전 촉구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과 이란 등과의 전쟁이 당분간은 지속할 것이라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이란의 미사일과 자폭 드론 등으로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에 허점이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에 대한 보강 의미도 포함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에서 남쪽으로 33㎞가량 떨어진 소도시 빈야미나에 있는 이스라엘군 기지가 헤즈볼라의 드론에 공격당하기도 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을 포함한 현지 언론들은 레바논에서 총 2대의 드론이 이스라엘로 날아왔고 이스라엘군은 한 대만을 요격하는 데 그쳤다고 전했다. 헤즈볼라는 지난 3일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중심가를 폭격해 최소 22명이 숨진 데 대한 보복으로 빈야미나에 있는 이스라엘 육군 골라니 여단 훈련캠프를 공격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이 공격으로 병사 4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선 전날에도 최대도시 텔아비브 교외에 헤즈볼라의 자폭 드론이 떨어졌다. NYT는 “이는 헤즈볼라의 회복 탄력성을 보여주는 것인 동시에 이스라엘 방공체계에 걱정스러운 빈틈이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이스라엘군은 유엔군 주둔지 인근 현장을 외신에 공개하며 정당한 공격이라고 반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인 블루라인 인근 숲이 우거진 산비탈에 2개의 터널 입구가 있고, 그로부터 불과 200m 떨어진 곳에 유엔군 주둔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터널에는 엄청난 양의 폭발물과 지뢰가 장착돼 있고, 이스라엘군은 그곳이 헤즈볼라의 비밀 전초기지로 소개했다고 NYT는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구테흐스 사무총장에게 유엔군을 전투 지역에서 철수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유엔군이 헤즈볼라의 인질이 됐다고 지적하고 유엔군이 헤즈볼라의 무장 활동을 제대로 감시하지 않는다는 의혹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