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총재 국감 답변… “만병통치약 아냐” 가계대출 정책 혼선에 “일정 책임” 인정 금통위원 챗GPT로 대체 제안엔 발끈 정치할 의향 있나 묻자 “생각 없다” 일축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 인하 한 차례로는 내수 진작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은 국정감사에 출석해 금리를 내려 내수를 살려야 한다는 지적과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김영환 의원 질의에 “금리 인하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이어 “금리 인하도 분명히 역할을 하지만, 여러 구조적인 요인도 같이 봐야 한다”며 “한은에서 발표한 여러 구조조정 페이퍼(보고서)가 그런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하로 민간 소비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하나’라는 민주당 최기상 의원의 질의에는 “한 차례로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 몇 차례 어떤 속도로 (금리 조정을) 하느냐에 따라 내수 진작 효과가 다를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정부의 가계대출 관련 정책 혼선과 관련해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가계대출과 관련한 금융감독원장의 오락가락한 발언이 문제가 돼 결국 본인이 국민께 사과하고, 금융위원장도 지난주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부족함이 있었다고 했다. 그 논의의 한 축인 총재도 정책 혼선에 책임이 있지 않나”라고 묻자 “함께 논의했으므로 일정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을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로 대체하자는 제안에 발끈하기도 했다. 민주당 정일영 의원이 금통위원들의 연간 보수가 35억원에 달하지만, 챗GPT 한 달 사용료는 3만5000원에 불과하다며 이처럼 제안하자 “한은의 명예와 관련한 것이라 명확히 말한다”며 “10월 (금융통화위원회와 관련해) 챗GPT를 써봤는데, 기준금리 동결이 최선이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금통위)가 금리를 낮춘 것을 보면 역시 챗GPT는 믿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 총재는 정치할 생각은 없다고 못 박았다.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이 ‘한은이 싱크탱크 기능을 강화하고 사회적으로 논쟁적인 의제를 던지면서 이 총재가 정치 생각이 있냐고 얘기하는 분이 간혹 있다’고 하자 “(출마 생각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